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 석학들이 과학기술의 미래를 논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달 19∼23일 대전에서 열리는 '세계과학정상회의'에 주요국의 과학기술 장·차관과 석학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행사에서 향후 10년간의 세계 과학기술 정책 방향과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에 대해 과학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먼저 19일 열리는 '세계과학기술포럼' 개회식에서는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 200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아론 시카노바(이스라엘), 2001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노요리 요지(野依良治·일본)가 차례로 강연을 한다.

리프킨은 기술 발전이 가져올 사회의 변화상을 예측한 저서들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세계적 석학이다. 에너지 낭비에 따른 재앙을 경고한 '엔트로피', 정보화 사회의 도래에 따른 일자리 소멸을 예고한 '노동의 종말', 정보화 시대에는 물질의 소유보다 경험을 통한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임을 내다본 '소유의 종말' 등이 그의 주요 저서다.

리프킨은 개회식에서 '디지털 한국, 3차 산업혁명, 그리고 한계비용 제로사회'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또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시카노바 교수는 '질병 극복을 위한 개인맞춤형 의료 혁명'을, 노요리 전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이사장은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시카노바 교수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단백질 생성에 관심을 갖던 때 단백질이 어떻게 소멸되는지를 연구했고 그 결과 '유비퀴틴'이란 단백질이 세포의 사멸 과정을 주도하는 원리를 밝혀낸 과학자다.

유비퀴틴의 발견은 자궁경부암, 낭포성 섬유종, 면역질환 등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마련했고, 그에게 노벨상을 안기기도 했다.

노요리 일본 나고야대 특별교수는 화학계의 숙원이던 '광학이성질체'의 선택적 합성기법을 개발해 노벨상을 탔다.

20일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는 6명의 과학자와 기업인, 정치인이 기조연사로 나선다.

이희국 LG 사장 겸 기술협의회 의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OECD 과기장관회의에 기조연사로 선정됐다. 이 사장은 30여년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일선에서 연구개발 관련 직무를 수행하며 한국의 ICT 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 이기여했다.

또 1991년 36세의 나이에 핀란드 사상 최연소 총리로 선출돼 핀란드의 유럽연합 가입(1995년)을 이끈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도 연사로 나선다. 그는 자신의 출신지인 핀란드 서부 도시의 이름을 따 '카누스의 케네디'로 불린다.

세계 최대 규모, 최고 감도의 거대 전파망원경을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건설하는 'SKA 거대 전파망원경 프로젝트' 단장을 맡은 필 다이아몬드 영국 맨체스터대 천체물리학과 교수도 연단에 오른다.

기후 변화가 대초원·극지대의 미생물 군집, 특히 영구동토층의 토양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집중 연구한 재닛 잰슨 미국 퍼스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 국장, 다양한 기후예측·기후모델링 모델을 고안한 에르베 르 트뢰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닉 교수, 세계은행의 지식보고서와 유엔의 밀레니엄 개발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과학기술 정책학자 캐롤라인 와그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도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연을 통해 앞으로 닥쳐올 미래 사회의 모습을 엿보고 각종 사회적·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과학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우 기자  jinrocal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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