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펑리위안 여사 팬클럽인 웨이보 리위안펀쓰퇀 계정에서 캡처.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최신 스마트폰을 슬쩍 내비치는 것으로 중국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미국내 판촉활동에 가세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팬클럽이 운영하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미중무역전국위원회 환영만찬에서 시 주석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사진이 올라왔다.

시 주석의 이름이 적힌 초청장 앞에 ZTE(중싱<中興>통신)이 최근 발매한 액슨(Axon) 스마트폰이 놓여있는 사진이었다.

이 사진 외에도 시 주석을 근접 촬영한 사진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점으로 미뤄 시 주석이나 펑 여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인사가 운영하는 계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시 주석을 수행한 경제사절단도 이날 환영만찬에서 자랑스럽게 ZTE 액슨 스마트폰을 내보이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기업인 ZTE는 수년 전 블랙베리 기술진을 대거 영입해 스마트폰 기술 경쟁력을 급속도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액슨은 지난 7월 미국에서도 판매가 시작된 스마트폰으로 5.5인치 대화면에 미국 판매가가 450달러에 불과해 판매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ZTE는 현재 미국에서 7.7%의 점유율로 4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오르며 삼성, LG를 위협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3일 중국이 값싼 복제 전자제품 생산국에서 애플이나 삼성과 견줄 수 있는 첨단제품을 제조하는 국가로 변모했음을 과시하기 위해 중국 지도부가 외국방문을 애국 마케팅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에도 펑 여사는 시 주석과 함께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자국산 누비아 Z5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 확인했다. 시 주석과 폴크스바겐 빈더코른 CEO 사이에 앉아 독일과 중국 청소년대표간 축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흰색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장면이었다.

누비아는 ZTE에서 분사해 지난 6월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상태다.

펑 여사는 지난 2013년 멕시코 국빈방문 시 아이폰5를 사용하고 있는 장면이 찍혀 중국내에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시 주석도 지난해 9월 서남아시아를 순방하면서 몰디브, 스리랑카, 인도, 타지키스탄 대표단에 ZTE의 그랜드SII 4G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외국방문을 자국 제품의 전시회로 활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APEC회의에서 앞뒤 듀얼스크린을 탑재한 요타폰2를 시 주석에게 건네기도 했다.

이춘식 중국통신원  libin@itu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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