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 피부의 촉각 세포가 압력을 감지하는 원리를 모방해 미세한 압력변화까지 감별할 수 있는 '전자피부' 소재를 개발했다.

8일 한양대는 김도환 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이온 이동 현상을 통해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전자피부를 제작하고, 관련 내용을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 전자피부로 만든 컨트롤러

전자피부는 사람 피부처럼 온도, 습도, 압력 같은 외부 자극을 감지할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 로봇, 의료기 등에 적용해 주변 모니터링에 사용할 수 있다.

촉각세포는 압력을 받으면 세포막 안팎의 나트륨과 칼륨 이온 농도가 변하고, 우리 몸은 이때의 전기적인 신호를 바탕으로 자극을 인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여기서 힌트를 얻어 이온의 이동으로 압력 변화를 감별하는 전자피부를 구현했다. 실리카 입자로 인공 촉각세포를 만들고 이들을 고분자로 이어 준 뒤 이온성 액체를 넣은 것이다.

전자피부에 압력을 가하면 내부 이온의 이동으로 인해 전기적 신호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 신호를 읽어 압력 세기를 감지해 낼 수 있었다.

새로 개발한 전자피부는 기존 소재보다 30배 이상 높은 민감도로 압력 세기를 감별해 냈다. 감별 압력 범위도 0~140kPa(킬로파스칼)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 전자피부를 무선통신 회로 및 모듈과 결합해 압력의 변화로 소형 드론의 속도와 방향을 자유자제로 제어할 수 있는 '웨어러블 컨트롤러'도 만들었다. 컨트롤러는 팔이나 손 등 몸에 붙일 수 있고 1mV의 전압으로도 외부 자극을 감지해 냈다.

김도환 교수는 "촉각세포의 이온 전달 체계를 매우 근접하게 모사해 촉각 기능을 극대화했다"며 "새 전자피부 기술은 차세대 소프트 디바이스의 핵심 소재 기술로 터치스크린, 피부부착형 건강 진단 패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승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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