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성장가도를 이어왔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데 이어 올해도 부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에 돌입하면서 LTE 이용자들의 '대기수요'까지 발생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보릿고개'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상반기에 나란히 모바일 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반면 미국의 전방위 규제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견조한 실적을 보이며 '나홀로 성장'을 보였다.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상반기 실적을 보면 시장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LG전자는 1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IM부문 매출은 53조600억원으로 52조450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19% 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8300억원으로 지난해 6조4400억원보다 40.53%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중저가 신제품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지만 신모델 효과 및 프리미엄 수요 저조로 플래그십 판매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월20일 공개한 갤럭시S10 모델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 등 그간 삼성전자가 부진했던 시장에서도 프리미엄폰 판매점유율이 다소 회복되면서 이같은 기대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전체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등 '대세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갤럭시S10 효과가 극대화되지 못했다.

여기에 침체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구원투수'로 주목받은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가 공식 출시 전 제품 결함을 이유로 출시가 연기되는 등 기술관련 문제로 잡음까지 생겼다.

'적자늪'에 빠진 LG전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 회사의 MC사업부문 상반기 누적 매출은 3조1237억원으로 4조1835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25.33%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3155억원 규모였던 적자는 5165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17분기 연속 적자다.

2분기에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V50씽큐'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실적 회복 기대감을 높였지만 21만9000원 상당의 듀얼스크린을 무상증정하는 등 V50씽큐 마케팅 비용이 과도한데다 5세대(5G)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자체가 크지 않아 '시장파이'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LG전자가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평택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전격 이동하기로 하면서 이전비용까지 반영돼 적자폭이 더 커졌다.

반면 시장 침체에도 화웨이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화웨이의 모바일사업부인 컨슈머비즈니스사업부 매출은 2208억 위안(약 37조 89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IM부문 매출보다는 작지만 LG전자보다는 10배 이상 큰 규모다.

같은 기간 아너를 포함한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1800만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 성장했다. 태블릿, PC,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출하량도 크게 늘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올 상반기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무역 규제를 실시하면서 부품 공급우려가 극대화됐던 시기다. 그럼에도 화웨이의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며 시장의 우려를 씼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계속된다면 화웨이의 매출과 스마트폰 출하량이 20%에서 최대 40%까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놨었지만,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새롭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의 '나홀로 성장'이 스마트폰 시장 침체 회복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할 전망이다. 화웨이의 성장은 중국 내수 시장에 국한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미 성장세가 꺾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제품으로 판매량을 늘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중저가 제품군의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 이전 모델을 소진하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올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도 "5G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아직 5G 스마트폰은 전체 시장에서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올해는 세계 각국이 5G 조기 상용화에 나서면서 LTE폰 교체 고객들이 자국 5G서비스 상용화와 5G폰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발생해 사실상 올해는 '보릿고개'가 될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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