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박호석 교수 연구팀이 2차원 반도체 포스포린의 나노 구조화와 화학적 표면 제어를 통해 에너지 저장 장치 구현 가능성을 증명했다.

포스포린은 쉽게 말해 흑린(black phosporus)을 원자 한 층 두께로 떼어낸 물질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 정도다.

그래핀과 원자 배열은 비슷하지만, 그래핀과 달리 밴드 갭(에너지 준위 차)이 있어서 전류를 제어하기 쉽다.

신소재로 주목받는 이유다.

다만, 큰 부피 팽창과 낮은 전기전도도 때문에 고용량 발현이 어렵다는 한계는 극복해야 한다.

충·방전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박 교수 연구팀은 2차원 나노 물질 합성 기술과 이온 거동 실시간 관측으로 2차원 포스포린의 슈퍼커패시터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슈퍼커패시터는 주로 전극 표면에서 물리적인 방식 또는 표면 산화·환원 반응 영향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다.

급속 충·방전, 높은 출력, 긴 수명 등의 특성을 보인다.

연구팀은 2차원 포스포린 산화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하면 슈퍼커패시터와 같은 거동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분광학과 이론 계산을 통해 확인했다.

실제 2차원 포스포린을 전극 소재로 응용한 연구팀은 이론 용량의 92％를 사용해 상용 활성탄보다 4배 큰 용량을 구현했다.

고속 충·방전 시에도 충전 대비 방전 용량이 99.6％로 유지되는 우수한 성능까지 보였다.

5만 회에 달하는 장기 충·방전 후에도 약 91％의 용량을 유지했다.

박호석 교수는 "그간 흑린이 달성할 수 없었던 고효율·고출력·고안정성을 보여줬다"며 "차세대 전자기기,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저장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방사선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기술개발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10일 자 온라인에 실렸다.

윤승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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