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에서 방에 틀어박힌 채 늙어가는 40대의 이들을 ‘히키코모리’라 부른다.

일본어로 ‘틀어박히다’ 뜻의 ‘히키코모루’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은둔형 외톨이’다.

90년 대 취업빙하기 시절 일본사회의 젊은이들이 방에 칩거하면서 생겨난 ‘히키코모리’는 한국사회에서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일본은 90년대 시절부터 무려 20년 동안 부모의 경제권 하에서의 칩거 은신이 빚어낸 산물이지만, 한국도 그 보다도 더 훨씬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팩트(fact)다.

문제는 부모가 80대를 넘어 죽음을 앞두고 있는데도 50대를 돌보는 사회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한국사회도 부모 밑에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백수로 살아가는 이들이 예상외로 많다.

이들은 부모의 재산으로 살아가고 있어, 대부분 부모재산이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 가정에서의 일상이다. 더욱이 학벌이 높을 수록 ‘히키코모리’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학력 백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히키코모루’와 관련 한국과 일본은 다소 차이점이 있다.

일본의 경우 소비를 하지 않은 채 그냥 백수로 집안에 칩거하고 있지만, 한국은 소비형 백수다. 즉, 한국부모는 자녀의 소비를 위해 돈을 쥐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점은 일본은 대부분 방콕(집 칩거)도 자신의 방에서 두문불출 한다는 점이다. 반면 한국은 외출하고 다닐 곳 다니며 생활한다는 게 다르다.

한국부모는 칩거 형 자녀에게 일정액의 돈을 주며 사회생활을 하도록 유도(?) 하는 반면, 일본부모는 칩거든 외출하든 개의치 않지만 돈까지 집어주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일본이 무척 냉정한 사회지만, 그 이면에 문화적 차이가 있다. 즉, 개인의 프라이버시(privacy)를 존중(?)해서 방콕을 하는 자녀를 간섭하지 않는다는 일본다운 변명이다.

그러나 속내가 따로 있다.

80대 부모와 50대 자녀가 공존하는 사회 속에서 부모가 재산을 물려주고 죽으면 자녀는 그 돈으로 노후를 살아가게 되는 셈이다.

경제학적으로 평가해보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줘 사업에 실패하는 것보다는, 최소한의 생활비로 노후를 안전하게 마감하는 차원에서 본다면 ‘지혜’라는 게다.

‘히키코모리’가 한국의 가정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도 이들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40~50대가 활동하지 않고 부모의 돈으로만 연명한다면 한일 모두 국가적인 낭비란 점에서 혜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윤승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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