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한때 자취를 감췄던 중국 스마트폰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최근 20만원대 가격에 플래그십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샤오미와 국내 총판업체인 지모비코리아는 지난 16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출시 행사를 열고 '홍미노트5(Redmi note 5)'를 공식 출시했다.

▲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샤오미 레드미 노트5 한국 공식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승희 G-mobi 대표이사가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홍미노트5는 샤오미가 올해 초 출시한 제품으로, 일본과 인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샤오미는 홍미노트5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홍미노트5는 5.99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 636, 4기가바이트(GB) 램(RAM), 저장공간 64GB를 갖췄다. 여기에 1300만 화소 전면카메라, 1200만·500만 화소 후면 듀얼카메라와 최장 2일 동안 사용 가능한 4000mhA 배터리를 장착했다.

플래그십 성능에 가까운 스펙을 갖췄지만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주요 제조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자급제로 출시된 적은 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이통사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게 됐다. 샤오미 홍미노트5는 SKT·KT 등 이통사와 CJ헬로, 하이마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화웨이도 '노바라이트2'를 자급제 모델로 국내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노바라이트2는 5.65인치 디스플레이, 3GB 램과 32GB 저장공간에 화웨이가 자체 생산한 '기린 659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가격은 20만원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2014년부터 국내 시장에 꾸준히 문을 두드려왔다. 주로 이통사를 통해 자사의 스마트폰을 유통했지만 자급제 모델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중저가 모델 'X3'와 'Y6', KT와 'BeY' 등을 출시했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샤오미와 화웨이 제품은 60만원대 삼성전자 제품과 비슷한 성능을 갖췄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20만원대 가격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이 한국 시장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사례는 아직 없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애플을 제외하면 시장점유율 1%를 넘긴 제품은 전무하다.

국내 소비자에게 중국 스마트폰은 아직 '저가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100만원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주로 구성된 국내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이 차지할 수 있는 영역은 아직 협소한 편이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인식하는 AS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사후지원 역시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샤오미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업체 아이나비의 서비스센터 및 택배 센터를 통해 AS를 지원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AS센터를 66곳으로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미진한 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도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30만원대 갤럭시A6·60만원대 갤럭시A8 등을, LG전자는 30만원대 X5 등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 라인업에서 시장의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국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한국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지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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