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8월31일 독일에서 개막하는 'IFA 2018'에서 세계 최초 8K QLED TV로 승부수를 띄운다. 'IFA' 직후 경쟁사들보다 먼저 8K QLED TV를 시장에 출시, '세계 최초'라는 프리미엄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9월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8K QLED TV를 구매할 수 있게된다.

TV 신제품을 하반기에 시장에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8K TV=삼성 QLED'라는 공식을 만들기 위해 시장 출시를 앞당겼다.

업계에서는 TV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8K QLED TV 출시가 프리미엄 TV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이 지난 4월 17일 서초사옥에서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모습.

글로벌 시장조사전문기관인 IHS마킷도 "대형 TV 디스플레이의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더 높은 해상도를 향한 요구 증대로 8K 디스플레이의 시장 진입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8K(7680X4320)는 현재 디스플레이 기술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해상도다.10여년전 표준 해상도로 평가받던 풀HD(1920X1080)보다 16배 선명한 3300만화소의 화질을 의미한다.

현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지상파 방송3사가 상용화한 4K UHD(3840×2160)보다도 4배나 선명하다. 8K TV 시장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TV와 디스플레이업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깃발을 꽂는 셈이다. 프리미엄 TV에서는 4K가 더이상 차별화된 기능이 아닐 정도로 대중화됐기 때문에 세계 1위 TV제조사로서 업계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경쟁사인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기술적으로 8K 해상도 구현이 어렵다는 점도 삼성이 8K TV에 속도를 낸 이유로 꼽힌다. 4K보다 화소수가 4배 많아진 8K 양산에서는 각각의 화소가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OLED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화소가 높아질수록 개구율(화소에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OLED TV로 8K 해상도를 구현하기는 쉽지않다. LG디스플레이가 올 초 8K OLED TV용 패널 개발에 성공했지만 OLED에서는 불가피하게 번인(burn-in)과 수율 저하 문제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양산과 시장 출시가 늦어질 OLED 진영보다 먼저 8K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각오다.

8K TV가 있어도 8K 해상도의 영상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적 문제를 삼성전자가 어떻게 돌파해낼지도 관전포인트다. 하반기 판매되는 제품에는 삼성전자가 올해 1월 미국 'CES'에서 선보인 8K 업스케일링 기술이 탑재된다. 일반 저화질 콘텐츠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8K로 변환한다.

8K TV가 있어도 콘텐츠 해상도가 받쳐주지 않아 소비자의 불만과 TV제조사들의 고민도 고해상도 콘텐츠 부족이었다. 이를 돌파할 AI 고화질 변환 기술은 수백만 가지의 영상 장면을 미리 학습하고 유형별로 분석해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만들어졌다. TV에 저화질 영상이 입력되면 TV 스스로 밝기와 블랙등을 보정해 주는 최적의 필터를 찾아 고화질 영상으로 변환해준다.

이외에도 8K 콘텐츠 확보와 생태계 조성을 위해 헐리우드 영화사와 글로벌 콘텐츠 업체, 8K 카메라와 장비 제조사 등과의 동맹 확대도 하반기 본격화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시장이 올해 100만대에서 2022년에는 5배 넘게 성장한 54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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