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AMD와 ARM에서 만드는 칩 디자인에서 보안취약점이 발견되면서 해킹에 대한 불안감이 IT업계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업계가 인텔칩 결함소식에 서둘러 긴급패치를 배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대처하고 나선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대부분 인텔칩 기반으로 구동되는 운영체제(OS)이기 때문에 전세계 칩 시장의 70%~80%를 차지하는 인텔의 칩 결함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인텔 칩 결함은 PC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발견된 것이어서 MS의 긴장감은 극에 달해 있다.

MS는 4일(현지시간) 인텔 프로세서의 보안취약점을 바로잡는 긴급 보안패치를 배포했다. MS의 보안패치(KB4056892, OS Build 16299.192) 적용대상은 윈도10이다. 이 패치는 인텔 CPU를 탑재한 PC의 '커널 메모리'에 저장되는 암호와 로그인키 등 사용자의 주요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는다.

또 이 패치는 △윈도 SMB 서버 △리눅스용 윈도 하위 시스템 △윈도 커널,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윈도 그래픽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인터넷 익스플로어 등 광범위한 영역의 보안 성능을 업데이트한다.

MS는 윈도10을 제외한 다른 운영체제(OS)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도 조만간 배포할 예정이다.

현재 '배터리 게이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애플도 긴급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애플은 인텔·ARM·AMD의 칩 설계 결함으로 아이폰·아이패드·맥 컴퓨터가 버그에 노출될 수 있다며 iOS11.2, 맥OS 10.13.2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애플은 웹브라우저 사파리에도 보안 성능을 강화한 패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애플은 아직까지 이번 결함에 따른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모든 맥 시스템, iOS 기기 이용자들이 보안 업데이트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인텔 CPU의 보안 취약점을 처음 발견한 구글도 같은날 전체 IT인프라에 보안패치를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클라우드서비스 사업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모든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최근 인텔을 비롯해 AMD·ARM 등의 CPU 커널 메모리에 담긴 주요 정보가 외부로 새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번지고 있다. 국내에선 노트북PC의 90% 이상이 인텔칩을 탑재하고 있다. 패치를 적용하면 보안위험은 완화되지만 성능은 5~30%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칩들의 보안결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려는 해커들이 극성을 부릴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시스템은 한곳이라도 뚫리면 연쇄적인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를 전면 교체하는 것이 보안취약성을 해결하는 근본 처방책이지만 현실적으로 기업의 IT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서둘러 보안패치를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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