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의 어제 모습과 오늘 모습은 딴판이다. 피해가 가벼운 줄 알았는데 낮에 본 지진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지진 안전지대(?)를 자처하던 지질학자들이 몇 년 새 시각이 달라졌다. 한국도 일본처럼 대재앙의 메가톤급 지진발생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 만큼 한국이 지진 위험지역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위험하다는 생각 뿐이다. 막상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를 대처하는 능력은 전무한 게 사실이다.

있으나마나한 대피소는 코딱지만 하다. 불과 수 십명 들어가면 앉을 자리가 없다. 막상 들어가도 비상식품 의약품은 커녕 온통 거미줄 천지다.

설상가상 대피소 위치 파악도 어렵다. 대피소가 있지도 않은 채 달랑 표지판 만 세워놓고 허허벌판인 곳도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명구조다. 이에따른 의료팀과 재난구조팀, 이재민 지원팀 등 무엇 하나 체계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만일 진도 7~8 규모의 지진이 엄습했을 때가 문제다. 수많은 사상자와 이들을 구조하고 안전격리 하는 시스템 자체가 전무하다.

정권 바뀔 때마다 탁상행정의 ‘보여주기식’ 겉포장만 요란한게 우리 행정이다. 이래선 안 된다. 5천만 국민들은 늘 위험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경북 지진 경험을 토대로 정부는 달라져야 한다. 대형 재난재해 사태에 대비하는 사전 방안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더욱이 북한 핵 위협에 놓여있는 게 한국의 상황 아닌가. 더 철저한 재난안전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나마나한 민방공 훈련 이젠 그만하자. 보다 철저한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국민들을 대피시키고 지역마다 직장마다 비상사태를 대비하는 민관합동재난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체계적인 재난관리 시스템도 이제부터라도 본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여야 정치권도 모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민안전에 대한 자금 확보가 필수다. 재벌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이 이익을 냈을 경우, 이익금 일부를 국민안전에 사용토록 하는 방안도 강구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재난 안전은 곧 돈이 관건이다.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금을 국가예산에 1차적으로 산정하는 정책도 펼쳐야 한다.

돈 없이 국민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 이것이 순리다.

이제는 5천만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예산이 확보돼야 할 때다.

윤승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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