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대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인공지능은 법률가들이 보다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분쟁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18일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특정 소송의 판결 결과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법률정보 서비스 업체인 '렉스 마키나'의 설립자 조슈아 워커 박사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편리를 위한 수단일 뿐 인간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이날 개최한 '2016 국제법률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워커 박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렉스 마키나의 법률정보 인공지능도 결국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예견했다.

그동안 수많은 특허사건 등에서 정확한 소송 결과를 예측해 온 렉스 마키나의 설립자로서는 의외의 답변이었다.

그는 "과거에 내려진 여러 결론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은 인공지능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같은 판사라도 같은 사안에서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 만큼 인공지능이 내리는 결정이 인간의 결정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역할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인간이 더 나은 최종적인 예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법률가가 분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역할과 기계의 역할은 뚜렷이 구분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워커 박사는 보다 큰 틀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이 대립하지 않고 상호 보완하면서 각자의 장점을 살리며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간은 단순히 승소와 패소를 예측하는 역할에 머물기보다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소송의 본안 쟁점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낫다"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인공지능의 적절한 활용은 분쟁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은 과거의 예측 모델이 있을 때, 즉 당사자 간 분쟁이 법원으로 갔을 때 결론이 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불필요한 소송 제기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이를 통해 판사나 변호사 등 법률가들이 보다 가치 있는 역할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워커 박사는 2009년 특허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연구하던 중 법원의 판결 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판결 결과를 예측하는 렉스 마키나를 설립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대에서 지식재산법을 강의하고 있기도 하다.

윤세훈 기자  yoonsh@xe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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