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러시아 법원의 반독점 판결에 따라 관련 당국에 11억8천만 루블(약 179억 원)의 벌금을 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연방 반독점청(FAS)은 애플로부터 벌금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벌금 납부는 러시아 법원이 지난해 11월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고객들이 앱스토어 외에 다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벌금은 곧바로 러시아 국가 예산으로 편입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기록적인 국방비를 쏟아붓고 있는 러시아 정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러시아 감독 당국과 애플 간 이번 분쟁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시작됐으며, 애플은 이번 분쟁 외에도 다른 반독점법 위반사건으로 이미 9억6천만 루블(약 146억 원)의 벌금을 납부한 바 있다.

애플 이외에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FAS의 조치에 따라 잇따라 벌금을 부과받았다.

다만 미국 기업은 러시아 정부에 의해 부과된 벌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무역 통제를 관장하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애플과 미 재무부는 이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로 많은 테크(기술)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났으며 인텔과 삼성, IBM 등은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중단했다.

애플은 2022년 제품 판매는 중단했으나 앱스토어와 일부 구독 서비스는 여전히 운영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 선전매체의 앱은 삭제하고 러시아 은행에 대해서도 제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같은 해 말 모스크바 중심부에 있는 지사는 폐쇄했으나 아직 법인 2곳은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판매 규제에도 러시아인들은 웃돈만 주면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구소련 국가 등 제3국을 통해 수입된 최신 아이폰을 쉽게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 연방법원도 애플이 앱스토어 외부 결제를 부당하게 막고 있다고 판결하는 등 세계 각지에서 앱스토어 정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애플도 지난주 미국 내 관련 정책을 변경하는 등 이에 대응하고 있다.

<연합>

국제팀  press@jeonpa.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