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기업경영이 전반적인 어려운 한해이었다. 특히 문재인 정권시절 원전산업 폐지와 관련 산업자원통상부 공무원들의 책임소재 문책, 태양광 산업정책 백지화 전면 재조정 등으로 시끄러웠다. 그 가운데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의 상용화가 성큼 다가섰다. 특히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5월 25일 3차 발사에 성공, 우주국가로 발을 내딛게 됐다. 또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 2023’을 통해 미래 신기술이 세계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옥에 티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불발됐다. 더불어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부실한 폭염 대책, 열악한 위생 등으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치솟는 고물가에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전기요금 등 제반 비용이 일제히 올라 서민들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부분이 2024년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편집자 주>

◇ KF-21 초음속 비행 성공

​2023년 1월 17일 오후 2시 58분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한 KF-21 시제 1호기가 오후 3시 15분쯤 첫 초음속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시제 1호기는 남해 상공 고도 약 4만 피트(1만 2,200m)에서 비행하면서 오후 3시 54분 착륙 전까지 세 차례나 음속(마하 1.0·시속 약 1,224㎞)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개발·도입 사업’으로 불린다. KF-21은 2022년 7월 최초비행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비행시험을 통해 고도, 속도 등 비행영역을 지속 확장시켜 왔으며, 드디어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 빌 게이츠 "챗GPT, 세상 바꿀 것"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이 현재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빌 게이츠는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오픈AI의 챗GPT 같은 생성AI 프로그램들이 우리 세상을 바꾸고 사무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챗GPT 같은 기술들이 송장이나 비즈니스 레터를 발송하는 일도 하게 될 전망이다. 반면 챗GPT는 가짜뉴스 등 부정적인 응용으로 해를 미치는 악영향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됐다.

◇ ‘MWC 2023’ 미래 혁신기술 쏟아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 2023’이 개최됐다.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를 주제로 160개국 19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KT 등 대표 통신사들이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플랫폼 존에서는 AI 연구포털인 지니랩스와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제작기술, 모레의 AI 반도체 설계기술을 소개했다. 모빌리티 분야의 물류센터 효율화 솔루션과 자율주행 기술도 만날 수 있었다. 영역확장 존에는 금융과 미디어 등 그룹사 사업과 B2B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 개인용 메타버스 서비스 ‘지니버스’ 체험공간을 경험했다. 기술선도 존에서는 로봇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메이커스, 냉·온장이 가능한 배송로봇 실물을 공개했다. 전시관 방역을 위해서는 방역로봇도 선 보였다. GSMA 과제로 글로벌 통신사와 공동 개발중인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술 등도 만나볼 수 있었다.

◇ 새만금 잼버리 파행

한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부실한 폭염 대책, 열악한 위생 등으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에 중앙부처와 지자체 사이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놓고 여당 의원들은 대회 개최지인 전북도를, 야당 의원들은 정부 부처로 구성된 조직위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이후 정부가 예산 70%가량을 삭감하는 '새만금 개발 재검토'를 발표하면서 후폭풍을 겪었다.

◇ 2030부산엑스포 유치 불발

정부와 부산시, 재계 등이 '코리아 원 팀'(Korea One Team)으로 추진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가 불발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쟁한 부산은 11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2030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쳐 119표를 쓸어 담은 리야드에 패했다. 당초 경쟁이 팽팽할 것이란 관계자들의 발언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5월 25일 3차 발사에 성공했다.

▲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3차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2차 발사에서는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탑재해 발사체 성능 검증에 초점을 뒀다면, 3차 발사에서는 실제 사용을 목적으로 만든 여러 실용급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킴으로써 '뉴 스페이스'(민간 우주 개발)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직후 입장문에서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 G7(주요 7개국)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고 축하했다.

◇ 하늘을 넘나드는 UAM (도심항공 모빌리티)

UAM (도심항공모빌리티) 혁신은 수년간 ICT 핫이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이 모빌리티 이슈를 끌어왔다면 UAM이 새롭게 주목할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UAM은 하늘길을 여는 각축전을 벌이게 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거리 25km 기점으로 UAM이 자동차보다 빠르다. 도심 반경이 현재 20km 정도로 구성돼 있는데 UAM이 도심의 반경을 100~150km로 넓힐 수 있다. 도심의 반경이 이처럼 넓어지면 모빌리티의 혁신에 그치지 않고 생활 전반의 풍경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오는 2025년 수도권에 UAM 도입이 예정됐다. 제한적 자율운항 형태로 시작될 계획이지만 그럼에도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항공교통의 특성에 따라 안전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하늘길 각축전에 앞서 제도적인 준비가 선결 요건으로 꼽힌다. 내년에 무엇보다 주목해야 하는 핫이슈다.

◇ 로봇의 기능·공간 한계돌파

로봇의 발전이 주목할 이슈다. AI와 클라우드가 결합되면서 기계적인 로봇의 발전을 넘어 기능적인 발전이 본격화됐다는 이유다. 기술적 안정성과 도입 장벽을 낮추는 경제성 확보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한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업적 활용이 확산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IITP는 로봇의 개념을 공간으로 확장시킨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국내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이음5G의 경우 빌딩 자체가 플랫폼화된 새로운 형태의 업무공간이 되고 이를 로봇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 우주 시대, 데이터-SW 기술 주목

올해는 어느 해보다 우주산업의 성장 토대가 마련된 해로 꼽힌다. 우선 우주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산업 성장에 따라 우주 빅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데이터를 수용하기 위해 클라우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글, AWS, MS 등이 이미 우주 클라우드 구축에 참여했다. 우주 개발로 데이터-소프트웨어(SW) 발전도 비약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발사체 설계 SW부터 발사제어 SW 등 제작과 발사 운용 단계에 필요한 SW와 탐사 데이터 영상처리 SW나 심우주 탐사체제어 SW 등 우주산업 가치사슬 내에 SW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가득하다. 또한 우주산업 특성상 고비용과 고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에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필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공과 민간의 매개체로 오픈소스 SW의 중요성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 반도체, 새 판이 열린다

내년 10대 ICT 핫이슈 대세는 역시 반도체다. 이유는 전력소모량이나 연산처리 속도 등을 극복할 새로운 반도체가 새로운 ICT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이란 점에서다. 이를테면 자율주행에 쓰이는 반도체는 소형화, 단순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고, AI 서비스 고도화에 따라 실시간 상황을 인지하고 처리하는 반도체가 필요해지고 있다. 컴퓨팅 인프라 고도화 측면에서 최근에는 저전력 컴퓨팅을 위한 반도체가 조명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은 내년에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은 자체 설계 칩셋을 내세운 노트북을 선보였다. 전기차 시장에 깜짝 등장한 테슬라도 362테라플룹스 성능의 자체 칩을 개발해 공개했다. 구글 역시 AI 고도화를 위해 텐서칩을 공개했고, 전자상거래기업으로 출발한 아마존도 그래비톤 칩셋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나섰다. 반도체 산업에 새 판이 열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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