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영남중진 험지 출마론 발언에 당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주호영 5선, 김기현 4선 등을 거론하며 일부 영남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수도권 출마 거론은 자칫 후폭풍이 우려된다.

김 의원은 당대표, 주 의원은 당내 중진 캡틴 이라는 점에서 이들을 거론한 인요한 위원장의 진짜 속내가 무엇이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지역 붙박이 고정 의원들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험지출마 대상 의원들은 인요한 위원장의 돌출 행동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요한 위원장은 “당이 낙동강 하류가 되어버렸다”며 변화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대상 의원들은 “술집에 앉아서 대화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인요한의 수도권 험지 출마에는 두 가지 속내가 들여다보인다.

첫째 안방에서 다선의원을 챙기는 의원들의 일상으로는 개혁이 될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선의 논리를 주장함으로써 당내 ‘젊은 피 수혈’을 꾀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짙다.

둘째, 총체적인 기득권 물갈이가 인요한 위원장을 통해 윗선(?)의 복선이 깔려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3선 12년, 4선 16년, 5선 20년 세월을 지역 안방에서 장수하는 꼴을 못 보겠다는 게 인요한 위원장이라기보다는 더 큰 윗선(?)에서의 의지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쉽게 말해 명성이 있는 다선의 의원들을 험지에 출마시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고정표심의 지역구에는 유능한 신예 정치인을 발탁 등용함으로써 단 한명의 의원이라도 늘리자는 선거 전략으로 풀이된다.

어차피 누가 나가도 낙승할 수 있는 PK·TK 지역엔 유망한 젊은 피 수혈을 하고, 험지는 기득권 유명세의 의원을 출마시켜 ‘반타작’이라도 하면 성공이라는 계산이다.

이를 모를 리가 없는 기득권 다선 의원들은 인요한 위원장을 겨냥 비난하고 나섰다.

정치도 모르는 풋내기가 완장 찼다고 말을 아끼지 않았다가는 큰 일 치룰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당내 불화의 시발점으로 터져 같은 계파의 갈등으로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인요한 식’ 험지출마는 어찌 보면 당연한 정치적 전략이란 점에서 일부 당 안팎의 관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즉 ‘맞는 말’이라는 것이다. 험지출마에 신인이 나가봐야 백전백패이지만, 유명세 의원들이 나가서 반만이라도 승리한다면 엄청난 선거 전략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허나 분명한 것은 ‘인요한 식’ 험지출마 계획이 자신이 한 게 아니라 더 큰 윗선에서 지시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득권 험지출마는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이어서 당내 분란은 우려된다.

윤상진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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