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생명체 요소 지구 전달 관측…"원소 기원 규명" 기대

45억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 근접 소행성 '베누'(Bennu)에 물과 탄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태양계 생성 초기의 물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구에 생명체가 어떻게 출현했는지 그 비밀을 풀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JSC)에서 지난달 24일 귀환한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캡슐이 채취한 '베누' 샘플을 공개했다.

▲ 소행성 베누로부터 채취한 자갈 등 샘플과 채취기.

빌 넬슨 NASA 국장은 "(캡슐에 들어있는) 돌과 먼지에는 물과 많은 양의 탄소를 포함하고 있다"며 "이것은 베누와 같은 소행성들이 생명체의 기본 요소들을 지구에 전달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분석 결과, 점토 광물 속에 물이 상당히 많이 함유돼 있다"면서 "광물과 유기 분자 모두에 탄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목표했던 60g을 훨씬 초과하는 이 샘플은 지금까지 지구로 돌아온 소행성 샘플 중 가장 탄소가 풍부한 것"이라며 "탄소와 물 분자는 우리가 찾고자 했던 바로 그 물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물질들은 지구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며 "이는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던 원소의 기원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시리스-렉스 소행성 탐사선에 탑재된 캡슐은 2016년 9월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7년 만에 38억6천마일(62억km)에 달하는 대장정 끝에 지난달 귀환했다.

이 탐사선은 2020년 10월 지구에서 약 3억3천300만㎞ 떨어진 곳에 있는 베누 표면에서 흙과 자갈 등 샘플 250ｇ을 채취한 뒤 2021년 5월 지구 귀환 길에 올랐다.

이 캡슐에는 베누의 흙과 자갈 등이 250g가량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국으로선 첫 번째 소행성 샘플 채취였지만, 앞서 일본이 이토카와(2010년), 류구(2020년) 소행성으로부터 각각 채취한 샘플 1g 미만과 5.4g보다 많다.

기상 현상과 지각 변동 등으로 크게 변형된 지구와 달리 베누는 45억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SA는 존슨우주센터 내 전용 청정실에서 앞으로 2년간 베누의 샘플을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베누에서 채취된 샘플이 어떻게 소행성이 형성되고 진화했는지 그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를 통해 지구에 생명체 출현에 대한 인류의 오랜 궁금증을 풀고 앞으로 이 소행성이 지구를 어떻게 비껴갈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지금부터 약 160년 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과학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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