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가 검색 엔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리옌훙(로빈 리·李彦宏) CEO의 최측근이 물러나고 그의 심복으로 꼽히는 허하이원(헬렌 허·何海文·여)이 축소된 검색사업 총괄역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허하이원은 지난 몇 년간 리옌훙 CEO가 신임하던 극소수 측근의 한 사람으로, 공식 직책은 수석고문이지만 바이두가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외식, 배송 서비스 사업으로 영역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었다.

WSJ는 이번의 인사 변동은 리옌훙 CEO가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바이두가 최근 수 개월간 몇 차례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고 리옌훙 CEO가 앞으로 핀테크와 인공지능 관련 사업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이두가 검색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지난 5월 '돌팔이 병원'을 추천한 검색 결과 때문에 한 대학생이 숨진 사건으로 중국 정부의 규제와 사용자들의 집중포화를 맞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는 매출의 90% 이상을 검색 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돌팔이 추천 사건이 문제가 된 여파로 6월초에 2분기 매출 전망을 31억 달러에서 28억 달러로 낮춘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바이두의 광고 수입 가운데 약 30%를 병원·제약사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바이두가 사건 발생 이후 검색 알고리즘에 변화를 가한 것이 매출 전망을 낮추게 된 원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리옌훙 CEO는 지난해 사업 다변화 노력의 일환으로 주문형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분야에 32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나 성과는 부진하다.

외식 배달과 같은 주문형 서비스는 바이두가 예상했던 것보다 경쟁이 훨씬 심하며 비용 부담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텅쉰) 등이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이 소모적인 할인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바이두는 영역 확장 경쟁에서도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뒤지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바이두가 완료한 외부 기업 인수는 12건으로, 알리바바의 44건, 텐센트의 41건에 크게 미달한다.

바이두 내부 직원들은 허하이원이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추격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라고 말하고들 있다. 그녀는 바이두가 우버차이나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출자하는데도 관여했다.

WSJ는 그러나 바이두가 모바일 결제를 포함한 몇몇 서비스 부문에 진출한 것은 때늦은 감이 짙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바이두 월릿의 가입자는 4천500만명으로,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운영하는 알리페이의 가입자 4억5천만명과 비교하면 압도적 열세에 있다.

이춘식 중국통신원  libin@itu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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