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이용해 친환경적이고 생체적합성이 높은 비휘발성 메모리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2일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이장식 교수는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소자로 주목받는 저항변화 메모리소자의 저항변화물질로 사용, 정보저장 성능과 내구성이 뛰어난 메모리 소자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실크·젤라틴 같은 생체친화적 소재를 이용한 소자가 구현된 적은 있으나 게 껍데기를 이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친환경적이고 생체적합성이 높은 키토산을 이용한 이 소자가 향후 인공장기나 패치형 전자소자 같은 인체친화형 전자기기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백금과 은을 전극으로 사용하고 저항변화물질로 키토산을 사용한 저항변화 메모리소자.

연구진은 백금과 은을 전극으로 사용한 메모리 소자에 키토산을 전압에 따라 저항이 바뀌는 저항변화물질로 사용했다. 저항변화물질은 가해준 전압에 따라 저항상태가 변하는 성질이 있어 정보를 쓰고 지우는 메모리 기능을 갖게 된다.

키토산 기반의 메모리소자는 낮은 동작 전압에서도 저항 변화 비율(on/off ratio)이 높아 정보 저장 능력이 우수하고, 200∼300회 정보를 쓰고 지우거나 수십 시간 작동해도 특성을 그대로 유지해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 이 메모리 소자는 해산물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키토산을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단가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휠 수 있는 플렉서블 기판에도 메모리 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의 핵심 부분인 저항 변화층을 키토산으로 해 신뢰성 있는 메모리소자를 제작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 전극까지 모두 생체 적합 소재로 만든 완전한 생체적합성 메모리소자 개발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훈 기자  yoon3@a-news.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