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은 작년부터 갑절 수준인 224개로 불려 놓은 투자 기업을 400~500곳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14일 손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보유 현금 등 자금력을 펀드에 집중하겠다면서 투자 대상 '스타트업'(신생 유망기업)을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3월 끝난 2020회계연도 결산에서 AI(인공지능)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에 성공한 데 힘입어 일본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인 약 5조 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대상 회사를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투자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췄다고 그간의 성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연간 5조 엔의 이익을 얻은 것에 대해 "(아직) 성취감이 없다"며 투자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투자 대상 기업의 95% 정도는 투자 단계에서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던 상태였다면서 한 발짝만 잘못 디디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어서 투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기술 분야에서 비상장기업도 몸값이 급등해 투자 대상 기업 가치의 '버블'(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것을 놓고는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20~30%의 주가 변동은 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익도 분기 기준으로 1조 엔의 증감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상장될 회사를 늘려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 20년 단위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지, 망하는 회사가 될지를 제대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0회계연도에는 투자 대상 회사 중 상장하거나 주식을 매각한 곳이 14곳에 그쳤지만 2021년에는 "수십 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은 이번 닛케이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 사이에 이동통신 중심이던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 회사가 되었다고 말해온 것의 의미도 설명했다.

그는 "회사 매출이 1천억엔이나 2천억엔을 넘으면 경영자는 투자회사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성장하는 사업과 쪼그라드는 사업을 분간해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올해 63세인 손 회장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 상으로는 "비전을 공유할 수 있고, 테크놀로지(기술)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파이낸스'(금융)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나이 70이 되기 전에 후계자에게 바통을 넘기겠다고 말해온 그는 앞으로 "10년간은 함께하면서 60대 중에서 후계자 후보를 좁혀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력이 있는 한은 70~80세까지 회장 등 어떤 형태로든 회사 경영에 계속해서 관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

국제팀  press@jeonpa.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