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민주당은 3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기성 언론사를 포함한 포털 등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서두른다.

그런데 여당이 기성 언론사를 포함하기로 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결국 말 안 듣는 언론사는 은근히(?)제재를 가하겠다는 속내가 담겨져 있다. 야당은 이를 곧 언론탄압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 역시 언론인 출신인데 그런 그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통해 언론을 견제하겠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현재 특정 방송과 신문사가 현 정권을 옹호하는 측과 반대하는 양분된 게 작금의 한국사회다.이 대립을 두고 가짜뉴스가 남발하고 있다는 게 정부 태도다.

연일 쏟아내는 현 정권의 불편한 보도에 급기야 여소야대 상황인 국회의 힘을 빌려 법적으로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게 아니냐는 야권의 주장이다. 실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 눈길도 곱지 않다.

참을 줄은 모르고, 내가 성내는 것은 합당하다. 이런 것이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다.

이렇게 까지 국회를 동원한 언론 길들이기를 하다가는 결국엔 촛불의 방향이 역풍을 타고 후폭풍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물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언론은 철퇴를 맞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특히 사이비 언론사 근절은 국민모두가 바라는 바다.

하지만 국민 누가 봐도 민주당의 ‘징벌적 손해배상 이라는 것은 언론통제의 이중성이 들여다 보인다.

더욱이 반세가 가깝게 한국사회에서 명목을 이어온 기성 언론에 칼날을 겨누는 모습은 섬뜩하다. 정말 이런 모습이 민주당인지 의문스럽다.

만일 DJ(김대중 대통령)가 살아있다면 이런 민주당의 모습에 무엇이라고 했을까. 답은 경을 칠 것이란 점이다.

DJ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현 민주당 정권이 소통과 화합보다는 정권을 빼앗길 것을 두려운 나머지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 안타깝다.

민주당이 허위 왜곡보도를 응징하겠다는 것에는 국민 모두가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 언론을 통제한다면 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오점을 남기게 된다.

왜 이렇게 까지 정권을 운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에는 현명한 책사가 없다는 게 새삼 느껴진다. 과한 것을 중재하고, 극단적인 감정을 추스르게 할 줄 아는 장자방이 문 대통령 곁엔 보이질 않는다.

차분하게 뒷일을 내다보며 조정과 통제, 소통과 화합의 중재 등으로 어려운 여야 대치 정국을 풀어가는 지혜가 정말 아쉽다.

조금 있으면 여당의 언론탄압이라는 야당의 비난과 이를 둘러싼 찬반의 무리들이 또 한 차례 촛불과 태극기라는 이념을 핑계 삼아 싸움판을 벌릴 게 뻔하다.

언론탄압이라는 오해와 진실, 그 속에서 여야 정쟁은 정말로 막다른 골목으로 치달아가는 모습이다. 한국사회가 심히 우려된다.

윤상진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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