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굴기(堀起·중흥정책)'를 선언했지만 반도체 코리아가 이미 장악한 D램 시장에서는 높은 진입 장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시장전망 보고서가 나왔다.

22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 자국 내 반도체 라인 건립 과정에 진입할 것이며 메모리 반도체 라인도 그 계획의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그러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미국) 등 과점 공급업체 3곳이 독점적인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다른 반도체 부문보다 훨씬 더 힘든 경쟁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D램 시장은 마이크론의 엘피다(일본) 인수 이후 이들 3개 업체 점유율이 90%를 넘어서는 절대적 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68.4% 이후 5분기 연속 점유율 합계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최고 73.5%(올해 3분기)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칭화유니(淸華紫光)그룹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칭화유니의 전신은 1988년 명문 칭화대가 설립한 첫 산학연계 기업인 칭화대 과학기술공사다.

중국 지도부를 다수 배출한 대학 지주기업인 칭화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반(半) 국유기업이자 막강한 칭화대 인맥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 인수를 제안했다가 미국 의회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자 낸드플래시 톱5 기업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하는 전략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D램 시장은 데이터 최소단위인 비트(bit) 기준으로 전년 대비 수요가 23%, 공급이 25% 각각 증가함으로써 미세한 수준의 공급 과잉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D램 제품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지속적으로 떨어졌지만 각 업체가 나노미세공정 강화로 생산 효율화에 나서면서 과점 체제하의 모든 업체가 흑자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D램익스체인지는 해석했다.

내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20/21나노미터 공정기술 진입은 D램 전체 산출량을 증가시킬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웨이퍼 용량으로 따져보면 삼성이 내년 17라인 팹(공장)에서 제한된 규모의 증가된 물량을 생산할 것"이라며 "또 SK하이닉스도 새 팹인 M14에서 일정 수준까지 물량을 끌어올릴 걸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2016년 전체 웨이퍼 용량은 2015년과 비슷한 규모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춘식 중국통신원  libin@itu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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