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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저승사자' 공정위 기업집단국, 과징금 1,506억 '성과'일감 몰아주기 11건 등 30건 사건 처리…총수일가 등 25명 고발
  • 사회팀
  • 승인 2020.09.20 07:10 ㅣ 수정 2020.09.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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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재벌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이 오는 22일로 출범 3년을 맞는다.

기업집단국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총수일가 사익편취)와 부당지원 등 30건의 사건을 처리해 총 1천5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리고 25명을 고발했다.

◇ 일감 몰아주기 제재 주력…재계 주요그룹 정조준

20일 공정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집단국은 2017년 9월 22일 출범한 후 3년간 30건의 사건을 처리해 시정명령 이상의 제재를 내렸다.

부과한 과징금은 총 1천506억원이며, 법인 38개와 총수일가를 비롯한 개인 25명을 고발했다.

기업집단국은 출범 후 4개월 만인 2018년 1월 하이트진로가 이른바 '맥주캔 통행세'로 총수 2세에 100억원대 부당지원을 한 내용을 밝혀 과징금 107억원을 물리고 총수 2세 박태영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며 포문을 열었다.

공정위는 이후 대림, 효성, 태광, 미래에셋, SPC, 금호아시아나 등 재계 주요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지원을 적발해 수십·수백억원대의 과징금을 물리고 관련자들을 고발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사건은 기업집단국이 출범 후 가장 주력한 분야다. 기업집단국 신설 이전인 2016년부터 2017년 8월까지 4건에 불과했던 일감 몰아주기 사건 제재는 신설 이후인 2017년 9월 이후 11건으로 늘었다.

그동안 물린 1천506억원의 과징금 중 95.9%인 1천445억원이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 대한 과징금이었으며, 고발한 법인 38개 중 32개, 개인 25명 중 21명이 일감 몰아주기 사건 당사자다.

기업집단국은 지금껏 처리한 사건 이외에도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 내부거래 관련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욱 기업집단국장은 "기업집단국 신설 이전에는 소수의 인력이 일감 몰아주기 감시 활동을 하면서 다른 분야의 사건까지 처리해야 해 업무 집약도가 떨어졌으나, 신설 이후에는 부당내부거래 상시점검체계를 구축하고 일감 몰아주기 사건도 전담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집단국은 이외에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 의무나 지주회사 관련 규정 위반 여부도 살펴 제재하고 있다.

◇ 54.5명으로 대기업 조사·제재…각종 실태분석자료도 공개

과거 공정위에는 기업집단국처럼 대기업 조사를 전담하는 조사국이 있었다. 1992년 설치돼 주요 재벌그룹의 부당 내부거래를 조사하는 데 집중한 조직이다.

그러나 조사국은 재계의 '직권조사가 과도하다'는 반발에 2003년 조사예고제를 도입한 뒤 점차 힘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2005년 조직 개편 때 사라졌다.

이후 2017년 5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대기업 조사 전담 조직 부활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집단국 신설을 공식화했다.

출범 3년이 지난 현재 기업집단국은 총 정원 54.5명(9급 시간선택제 0.5명 포함)으로 운영 중이다. 기업집단정책과(13.5명), 지주회사과(11명), 공시점검과(11명), 내부거래감시과(9명), 부당지원감시과(9명) 등 산하 5개 과가 설치돼있다.

정원만 보면 '매머드급' 조직이지만, 풍부한 조직·자금력과 대형 로펌의 법률 조언 등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재벌 대기업을 상대해야 해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국장은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과 소유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는 것은 정부 부처 중 기업집단국이 유일해 직원들의 책임감과 자부심, 소명 의식이 강하다"며 "핵심 사건을 처리할 때는 국 내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앤 사건팀 구성으로 집단지성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 처리 이외에도 기업집단국은 한국 대기업집단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각종 실태 분석 자료를 공개하고 있으며, 기업집단 법제 개선방안을 담아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 '실적쌓기 골몰' 지적에 "사건 조사, 올해 차례로 결실 본 것"

기업집단국은 아직 '한시 조직'이다.

정부 부처가 신설 조직을 만들 때 2년간 한시 조직으로 둔 뒤 행정안전부의 평가를 거쳐 정규 조직이 되도록 한 정부조직법에 따라, 기업집단국도 출범 당시 한시 조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출범 2년을 맞은 지난해 행안부는 실적 부족을 이유로 기업집단국을 정규 조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평가 기간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기업집단국은 내년 평가 결과에 따라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될 수 있다. 정규조직이 되지 않을 경우 과거 조사국처럼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기업집단국이 대기업에 대한 제재를 연달아 내놓는 것이 내년 평가를 의식한 것이라는 불만도 있다.

'실적 쌓기'에 골몰해 무리한 조사로 기업을 옥죄고 있고, 그러다 보니 최근 한화그룹 일감 몰아주기 무혐의 처분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 국장은 "올해 일감 몰아주기 사건 심의 결과가 차례로 나온 것은 '실적 쌓기'가 아니라 기업집단국 신설 후 착수했던 사건 조사가 마무리돼 올해 차례로 그 결실을 보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사건 평균 조사 기간은 약 1.7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거래법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내부거래는 허용하되 부당한 내부거래만을 문제 삼는 것"이라며 "부당한 내부거래로 재벌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 독립·중소기업 시장진입 차단 등 폐해가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를 엄중히 제재하는 것은 공정위 본연의 임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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