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청마해를 보내며 2014년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세월호 참사·개인정보 대량 유출 등 사회적 파동이 많았던 해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거대 모바일 검색기업의 탄생을 알리는 등 ICT업계도 크고 작은 이슈로 숨가쁜 한해였다.

이울러 ITU 전권회의를 통해 세계 IT업계 주도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고 국제 표준의 수장을 배출하면서 한국 IT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였다.

본지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기억에 남을 ICT분야 10대뉴스를 선정 '온고지신'으로 삼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한국 위상 빛낸 'ITU 전권회의' 성료

'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10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해 3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170여개 국가의 정보통신기술 정책담당자와 정부관계자 등 30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ITU 이사회의 정식 회원으로 인정받아 1989년 이래 7번을 연속으로 재선임되었다. 또한 올해 행사를 진행한 민원기 전권회의 의장이 내년 ITU 이사회의 의장으로 선출됨으로써 향후 세계 ICT 정책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재섭 KAIST 연구위원은 ITU의 고위직인 표준화총국장으로 당선되어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했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커넥트 2020’, ‘사물인터넷 촉진’, ‘ICT 애플리케이션 확산’ 등 3대 의제가 모두 공식의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번 전권회의는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4000여 개의 스마트기기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유·무선 인터넷망을 갖추고 최초의 ‘종이 없는 전권회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다. 다음 전권회의는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다.

2.단통법 시행…효과놓고 논란 계속

불법 보조금 살포와 비싼 가계통신비로 상징되는 혼란스런 이동통신 시장의 모습은 올해도 계속됐고, 결국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위한 제도적 개선책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제정해 시행했다.

10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단통법은 단말기 보조금에 상한선을 씌우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 가입유형·지역, 나이 등에 따른 보조금 차별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거품이 낀 단말기 출고가를 끌어내리자는 취지가 담겼다.

시행 초기 이통서비스 가입자 수가 급감하는 등 일부 혼란이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장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며 법이 안착해가는 모습이다. 주무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도 단통법 시행 이후 중·저가 요금제 가입 비중이 늘고 이통 3사가 일제히 요금·서비스 경쟁에 들어가는 등 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고무된 표정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통신비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하고 일선 유통점들은 손님이 줄어 영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며 법 폐지를 요구하고 있어 논쟁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 사물인터넷(IoT)시장 30조원 규모 확대

지난 5월 정부는 사물인터넷(IoT)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물인터넷(IoT)서비스를 개발, 이용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현재 2.3조원에서 2020년까지 30조원으로 시장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수를 70개에서 350개로 대폭 늘릴계획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IT 시장 조사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인터넷 연결 사물 수는 26억개에서 2020년에는 10배가 늘어난 260억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개방형 플랫폼을 활용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서비스로 실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사물인터넷의 주요 추진과제는 창의적 IoT서비스 시장 창출 및 확산과 글로벌 IoT 전문기업 육성, 안전하고 역동적인 IoT발전 인프라조성이 주요과제다.

4. 다음-카카오 합병 10조원대 모바일기업 탄생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양사의 합병을 위한 마지막 법적 절차로서, 양사 모두 합병을 승인함에 따라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10월1일 공식 출범했다.

다음의 8월 2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조2000억원이고 여기에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더하면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의 거대 모바일 기업이 탄생하게 됐으며 네이버가 주도해온 국내 인터넷 기업의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합병 후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됨에 따라 향후 김 의장의 경영 리더십이 주목된다.

다음카카오는 양사 공동 대표체제로 카카오 이석우 대표와 다음 최세훈 대표가 맡았다.

5. 개인정보유출 최근 2년8개월간 1억 1900만 건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 지난 5월까지 1억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발생한 카드사 개인정보 1200만건 유출사고 이후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기업과 정부부처에서도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이노근 의원이 6월 공개한 안전행정부 자료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2011년 9월 이후 지난달까지 개인정보 유출사건 42건이 발생, 1억 1864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사건을 발생 기관별로 보면 민간기업이 34건이었으며 공공기관이 8건이었다.

연초에 카드 3사(롯데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정보유출 사고로 회원정보 8358만 6000건이 새나갔고,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홈페이지에서도 15만 6000건의 정보가 해킹당했다.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6. 세계 최초 UHD 방송시대 개막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4월 제주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14 디지털케이블TV쇼'에서 세계 최초 케이블 UHD 상용화 선포식을 가졌다.

이로써 고화질(HD)보다 4배 이상 선명한 실감영상과 생생한 음질을 즐길 수 있는 UHD 방송 시대가 개막됐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세계 최초 UHD방송 상용화로 가전과 장비, 콘텐츠 등 연관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2분기 세계 4K UHD TV 출하량이 210만대에 이르러 전년도 연간 출하량이 160만대를 크게 상회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이를 소비자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Must Have)’ 상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7. 알뜰폰 가입자 400만 넘어서

알뜰폰(MVNO) 가입자가 400만을 돌파했다. 전체 이동전화가입자(5600만명)의 7.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3G 가입자가 86%, 4G LTE 가입자는 7.5%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9월 말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 수가 413만명으로 집계됐으며, 미래부가 출범한 지난해 3월말 155만명에서 1년 6개월 만에 2.7배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미래부 측은 알뜰폰 가입자 수는 시장포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적극적 활성화 정책과 업계 노력에 힘입어 월 평균 14만3000명씩 꾸준히 증가했다며 올 2분기에는 20만6000명, 3분기에는 21만6000명으로 올해 들어 가입자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8. 웨어러블 생태계 구축 경쟁 '스타트'

스마트 와치, 스마트 폰, 가전기기와 연결되어 생활 속에 녹아든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관련 신제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사람, 사물, 데이터, 프로세스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초연결 혁명이 진행중이다.

글로벌 IT 시장 조사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전세계 인터넷 연결 사물 수는 26억개에서 2020년에는 10배가 늘어난 260억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의 승패는 누가 앱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스마트폰에 이에 웨어러블 생태계를 놓고 다시 한번 격돌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LG전자의 G워치와 G워치R, 모토로라의 모토360, 에이수스의 젠워치, 소니 스마트워치3 등 다양한 제조사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고 있고, 개발자 참여도 급격히 늘고 있다.

여기에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웨어러블 기기를 둘러싼 앱 생태계 경쟁의 판이 더 커졌다. 애플은 최근 개발자를 대상으로 애플워치 전용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 '워치키트'(WatchKit)를 배포했다.

9. 삼성전자 2분기 실적 곤두박질 '어닝쇼크'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2.4%,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감소한 매출 52조3532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15.3%,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 줄어든 7조187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6조2천508억원을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17.5%,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8조원 벽이 무너진 셈이다. IT업계 비수기라는 1분기와 비교해서도 무려 1조2900억 원이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영업이익 비중이 가장 큰 정보기술(IT)·모바일(IM)부문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회사측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감소 및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무선 제품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약세를 보인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10. 내년 중학교 입학생부터 SW교육 의무화

정부는 초·중·고교에서의 SW 교육을 조기에 정착시키고자 수준별 맞춤형 교재를 개발·보급하는 한편 130여개 학교를 SW 연구·시범학교로 지정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인재 육성을 위해 사이버 영재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도별로 소수 정예의 영재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기로 했다.

대학에서는 졸업 후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목표로 '실전형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전공자 외의 학생들도 SW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산업에 SW를 접목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특별취재팀  jeonpa@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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