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용화 원년을 맞아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로 수익성이 둔화된 통신3사가 인터넷(IP) TV 분야에서는 나란히 웃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IPTV는 10년 넘게 적자를 면하지 못해 통신3사의 '애물단지'였지만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며 효자사업으로 거듭났다. 본업인 통신 사업이 주춤하는 대신 IPTV가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이통3사는 지난해 IPTV 분야에서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Btv'를, KT는 '올레TV', LG유플러스는 'U+tv'를 IPTV로 각각 운영 중이다.

SK브로드밴드의 IPTV사업 매출은 프리미엄 가입자 확대와 콘텐츠 이용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조2985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가입자가 46만4000명 순증해 총 519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확보했다.

▲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모델들이 IPTV를 VR로 구현한 나만의 TV '슈퍼 VR tv'와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올레 tv UHD IV'를 소개하고 있다.

KT도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조7400억원을 기록했다. IPTV가입자가 연간 50만명 순증했다. 전체 가입자는 835만명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세했다. 지난해 IPTV 매출이 전년 대비 16.6% 증가한 1조323억원을 기록한 것. 가입자 증가세도 가파르다. 전년보다 45만8000명(11.4%)이 늘어 총 447만7000명을 기록했다.

IPTV는 사실 '돈먹는 하마'였다. 2008년 12월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초기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자, 전국망 구축 등이 발목을 잡아 3사 모두 고충을 겪었다. 2009년 3사의 IPTV 매출액 합계는 2204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3사가 IPTV 망 투자와 기술개발, 콘텐츠 수급에 투자한 비용은 같은 해(2019년) 동안 8000억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퇴출되는 게 아닐지 우려스러웠던 IPTV는 휴대전화, 인터넷 등을 묶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결합상품, 유아콘텐츠 같은 IPTV만의 신규 콘텐츠 발굴로 차츰 성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에 이르러 시장규모 1조1251억원(2008년 114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가도에 진입했다. 2008년 1140억원에 비하면 거의 10배로 시장파이를 키운 셈이다.

올해는 성장세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와 유튜브 등 기존에 없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가 미디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대한 이통3사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등 방송 통신간 인수합병(M&A)이 신호탄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종합유선방송사(SO) LG헬로비전을 인수했다. SK텔레콤은 Btv를 운영하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그룹 계열 종합유선방송사(SO) 티브로드 간 합병법인은 오는 4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1위 사업자인 KT도 발목을 잡고 있던 합산규제 리스크에서도 벗어어 추가 M&A가 가능해졌다.

M&A 이후 유료방송시장은 KT계열(KT와 KT스카이라이프·점유율 31.3%), LG계열(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24.7%), SK계열(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24.0%)로 재편됐다.

OTT 시장 확대도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SBS·KBS·MBC)와 함께 만든 웨이브(wavve)를 지난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미국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도 타진중이다.

KT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자체 OTT '시즌'은 출시 2주 만에 유료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디스커버리'와 콘텐츠 사업 협력 및 합작투자회사(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넷플릭스를 독점 서비스하면서 제휴 효과를 톡톡히 본 LG유플러스도 신규 제휴처 확보 등을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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