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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수백억 투자 화웨이, 신종코로나에 '딜레마'LG전자·에릭슨 등 참가 철회…코로나 발원국 이미지에 곤혹
  • 국제팀
  • 승인 2020.02.10 07:33 ㅣ 수정 2020.02.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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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LG전자가 전시 참가를 전격 취소한데 이어 에릭슨과 엔비디아도 전시 참가를 철회했고 주요 기업들이 전시 규모를 크게 줄이면서 MWC2020 행사가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전시회 최대 스폰서 중 하나인 화웨이는 신종 코로나가 발원한 중국 본토 기업으로 눈총을 받으면서도 이미 행사에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기 때문에 참석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화웨이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 본토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4분기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달성했다. 5G 스마트폰으로 국한했다 하더라도 화웨이가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 장비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기세가 무섭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삼성전자와 전통의 강자 에릭슨, 노키아를 모두 제치고 5G 장비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성과는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펼치면서 화웨이를 중점 겨냥해 강도높은 규제 압박을 펼친 가운데 나온 성과라 더 의미있다.

이에 화웨이는 이번 MWC 2020을 통해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5G 시장의 입지를 보다 공고히 하고 그간 갈고 닦은 연구개발 성과를 대대적으로 전시해 세계 시장에 화웨이의 위세를 떨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터다.

하지만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가 화웨이의 발목을 잡고 있다. 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중국 본토에서 수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과 중국인 참관객이 수천명 참가한다는 소식에 타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참가를 취소하거나 전시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9일 기준으로 LG전자와 에릭슨, 엔비디아가 전시 참가를 취소했으며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도 전시 규모를 축소하고 미리 예정된 회의만 최소한으로 참석하는 등 출장단 규모 자체를 대폭 줄였다.

화웨이는 현재까지 MWC 전시 참가 자체는 강행을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주 쏭카이(宋凯) 화웨이 본사 기업 커뮤니케이션부 부총재는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전시 참가를 취소하는 부분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화웨이를 비롯한 샤오미, 오포, 중싱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MWC 참가단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하면서 화웨이의 MWC 참가 강행 방침에도 기류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 내에서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2차 감염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유럽인들의 국가 혐오, 인종 혐오도 극에 달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동양인을 모두 중국인으로 간주해 '코로나 바이러스'라 부르며 혐오하는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나라의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를 중국인이라 부르며 동료 선수들에게 마스크를 씌운 합성 게시물이 오른 것도 이들의 혐오를 대변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현지 직원과 기자단 등 대규모 출장단을 이끌고 화웨이가 유럽을 찾을 경우 자칫 유럽 내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혐오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본사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과 관계없이 화웨이가 막연한 혐오의 표적이 된다면 미국의 규제 이상으로 유럽 내 비즈니스에도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화웨이는 세계 통신 업계에서도 '주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행사의 주요 스폰서인 '골드 파트너'를 맡고 있다. 이에 따라 MWC 메인행사장인 피라 그란비아 홀3과 홀4, 4YFN 몬주익 전시장 등에 광활한 규모의 전시부스를 꾸리고 있는데, 업계는 이 비용만 200억원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마주보는 피라 그란비아 메인홀 중심부스는 단순히 돈을 많이 낸다고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오랜 전시참가 경험과 세계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탄탄한 입지가 조건이다. 이런 곳을 화웨이가 단숨에 꿰 찬 것도 급격히 상승한 시장 점유율과 '메인스폰서'로서 영향력을 발휘한 덕분이다.

실제 지난 2010년 화웨이를 비롯해 ZTE 등 중국기업들이 MWC 무대에 등장하면서 전시장의 주요 부스를 차지하자 LG전자는 전시회 참가를 전격 취소하고 불참했다. LG전자 뿐만 아니라 당시 세계 시장 1위였던 노키아도 MWC 참가를 철회했다.

불참 이유는 "중국 기업들이 신제품을 순식간에 복제하고 기술을 훔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식입장이었지만 속내는 중국 업체들에게 중앙 자리를 내 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측에 항의성 보이콧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컸다.

이토록 수년간 공들여 유럽 내 기업 이미지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건만 이번 MWC에서 만에 하나 확진자라도 나온다면 공든 탑이 무너질 우려가 크다.

안팎에선 행사 주최자인 GSMA가 전시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기업이 전시를 취소하게 되면 전시비용의 80%에 달하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며 호텔과 항공료 등으로도 수십억원의 비용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하는 만큼 전시 주최측이 행사를 취소해 위약금 부담이라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GSMA는 지난 7일(현지시간) 에릭슨이 전시참가 취소를 결정한 직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신종 코로나가 MWC 2020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MWC는 예정된 모든 장소에서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시회 강행을 하는 GSMA 측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스페인 정부가 GSMA 측에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페인은 MWC로 경제가 돌아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만약 MWC가 취소되면 스페인 경제에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며 특히 바르셀로나 지방정부에는 상당한 타격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르셀로나 지방정부는 과거 GSMA가 유럽이 아닌 중국 상하이 등으로 MWC 행사 장소를 옮기려고 했을 때도 강하게 반발하며 각종 혜택을 GSMA 측에 제공해 MWC 행사 장소를 바르셀로나로 되돌린 사례가 있고 이후 바르셀로나를 '모바일 수도'로 칭하는 등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MWC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 위협에 따라 타 국가가 MWC에 대한 우려를 내비쳐도 스페인 정부가 MWC 자체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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