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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김우중 회장
  • 윤동승 편집인
  • 승인 2019.12.10 10:07 ㅣ 수정 2019.12.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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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이 타계했다.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던 그의 어록은 전 국민들의 가슴을 불태웠다.

그만큼 김 회장의 경영은 도전적이었고 수출에 대한 집념이 재계2위 그룹으로까지 키워낸 신화적인 인물이다.

9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김 회장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카르스마적인 눈길이 살아 있었다.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힘껏 지원 하겠습니다” 작은 목소리에도 카랑카랑한 톤은 주변을 집중케 하는 마술 같은 힘이 돋보였다.

“한국의 첨단 기술이 베트남에서 빛을 발한다면 양국 모두 좋지요” 경영대가 다운 말 한마디에 주변사람들을 숙연케 했다.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DMB(이동멀티미어방송)기술을 베트남TV에 기술이전 및 상용화사업을 추진했었다. 그때 베트남 정보통신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김 회장은 기꺼이 동행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장관은 김 회장의 회동에 깍듯이 대하는 모습 이였고, 우리 측은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모 중견전기기업 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었다.

당시만 해도 산업기술 교류 및 민간 합작 사업도 베트남 정부의 관장 하에 추진됐던 터라 주무장관의 권한이 절대적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회장은 수고도 마다않고 한국기술이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도록 지원에 나섰던 것이었다.

“작은 기술하나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절이 올 것입니다” 김 회장의 말은 9년이 지난 뒤 적중했다. DMB 만이 아닌 자립기술 성공은 세계시장 창출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임을 입증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우그룹 몰락은 41조원 분식회계가 주된 이유다. 이에 대해 항간에는 김대중 정부가 대우그룹을 해체시켰다는 설이 나돈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해체될 만큼 대우그룹이 회생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 것이 아쉬울 뿐”이라며 당시 김대중 정부에 대한 불만의 소리는 일체 꺼내지도 않았던 모습이 생생하다.

필자에게 담배를 권하면서 “기업의 흥망성쇠(興亡盛衰)는 경영주에 달려 있는 만큼 내 자신이 잘못”이라며 김 회장이 내뿜던 담배연기가 어찌나 진했던지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고 강봉균 전 민주당의원은 “대우그룹을 김대중 정부가 해체시켰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김대중 대통령도 대우그룹 살리기에 노력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었다”며 생존해 있을 때마다 필자와 몇몇 지인들에게 말한 사실이 새삼스럽다.

9년 전 이 같은 강봉균 전 장관의 말을 김 회장에게 전달하자 그는 그저 빙긋이 웃고만 있더니 “그 사람(강봉균)이 무슨 힘이 있었겠느냐”며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국재벌의 이해관계가 문제일 것이라고 말을 흐렸던 기억이 난다.

베트남이 좋아서 체류하고 있지만 내 고향 한국만 하겠느냐는 김 회장 말속엔 진한 그리움이 역력했다.

그는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내몰리기까지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지만 더더욱 그를 아프게 한 것은 대우출신들이 사회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낙오되는 모습을 안타가워 했다.

윤동승 편집인  dsy78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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