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요 증가가 기존 차량의 전기 차량 전환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감축분을 대부분 상쇄하고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경고했다.

17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인용한 IEA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SUV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가 3천500만대에서 2억대로 6배나 급증했으며 현재는 전체 신차 판매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든 자동차 제작사들은 SUV의 보다 높은 마진을 겨냥해 SUV 광고를 갈수록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IEA는 밝혔다.

IE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SUV는 발전(發電) 부분에 이어 두 번째로 지구상 온실가스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공업이 3위, 화물트럭이 4위, 항공이 5위, 해운이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관계기관 조사에 따르면 신차 판매 가운데 SUV 비중이 2014년에 21%에서 지난해에는 39%로 증가했으며 지난달 이른바 '톱 텐'(Top 10) 판매 차량 가운데 기아 스포티지와 포드 쿠가 등 4종의 SUV가 포함됐다.

SUV는 통상의 중형차량에 비해 더 무겁고 덜 유선형이어서 마일(mile)당 연료 소비량이 25% 더 많다. IEA에 따르면 지난 2010~2018년 사이 증가한 하루 330만 배럴 석유 소비의 대부분을 SUV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IEA는 만약 현재와 같은 SUV 증가 추세가 지속할 경우 2040년까지는 SUV 때문에 하루 200만 배럴의 추가적인 석유 소비가 발생할 것이며 이는 거의 1억5천만대의 전기 차량 전환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분을 상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EA는 자동차 업계가 오는 2025년까지 350종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나 SUV의 경우 '전기화'가 힘들어 대부분 소형차량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IEA는 연간 전기 차량 판매가 지난해 200만대에서 2030년까지 10배 증가할 것이나 (그렇다고 해도) 전 세계 차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7%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IEA는 따라서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중대한 변화가 없는 한 최근의 SUV 판매 붐이 청정차량 개발에 주요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13일 전기차 운전자들의 편의를 위해 5억 파운드( 약 7천5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해 급속 충전소를 매 30마일(약 48km)마다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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