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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구글 등 앞다퉈 토론토에 사무실관대한 이민정책·낮은 임금 등 경쟁력으로 꼽혀
  • 국제팀
  • 승인 2019.09.08 06:34 ㅣ 수정 2019.09.08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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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가 토론토를 침공하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로 사무실을 확장하고 있는 현상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자본이 토론토의 인적 자원을 찾아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최근 미 언론과 대학 등에 따르면 토론토가 '북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미 IT 기업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은 올해 3월 낸 보고서에서 "만약 기술 허브(중심지)들의 다크호스가 있다면 토론토는 틀림없이 종마 중 하나"라며 "토론토는 조용히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정보기술(IT) 일자리의 목적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 캐나다 토론토의 온타리오 호수와 시내 중심가 모습.

토론토는 이미 수년 전부터 첨단 기술 분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그중에서도 머신러닝의 요람으로 성가를 높여왔다. 이는 정부와 대학이 이 분야를 점찍어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그러나 이런 보조금이 전부는 아니다.

토론토대 마케팅 교수 겸 인공지능·헬스케어 의장인 애비 골드파브는 "무엇보다도 큰 동력원은 개방적인 이민 정책과 혁신에 우호적인 분위기, 머신러닝에 돌파구를 가져온 수십 년에 걸친 기초연구 분야 투자"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이민 정책은 IT 기술자 유치에 개방적이다. 회사가 숙련된 IT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결정하면 한 달 안에 사무실에 출근하게 할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민 규제 강화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어려워진 미국과 대비되면서 토론토의 장점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CNBC는 많은 미국 IT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캐나다에 사무실을 여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면서 "큰 이유는 미국 회사들이 외국의 IT 인재를 데려오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토의 또 다른 경쟁력 중 하나는 낮은 임금이다.

미 노동국과 캐나다 통계국에 따르면 미 달러화로 환산한 IT 직원의 평균 연봉은 토론토가 7만4천 달러로 웬만한 미국 도시들보다 크게 낮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IT 직원들이 연평균 14만5천 달러를 받는 것과 견주면 절반 수준이고, 뉴욕(13만3천 달러), 워싱턴DC(12만3천달러), 보스턴(12만7천달러), 오스틴(12만5천달러), 시카고(11만4천달러)보다 경쟁력이 있다.

이뿐 아니다. WSJ은 "640만 명에 달하는 다양한 인구, 풍부한 숙련 노동력 풀(pool), 샌프란시스코·뉴욕·시카코 등 미 주요 도시와의 문화적 유사성"을 토론토의 매력으로 꼽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선정한 제2 본사 최종 후보지에 토론토가 들어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이 제2 본사의 입지로 결정됐지만 아마존은 작년 12월 토론토에 약 1만500㎡ 규모의 사무실을 열고 600명을 새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뿐 아니다. 반도체 업체 인텔은 토론토에 그래픽칩 설계 사무소를 열겠다고 발표했고, 세계 최대 차량호출 기업 우버도 이곳에 엔지니어링 허브를 개소하기로 했다.

구글도 토론토에 새로운 캠퍼스(사옥)를 짓겠다고 했다. 이는 구글의 자매회사 사이드워크 랩스가 온타리오 호수와 맞닿은 토론토의 수변 구역에 조성 중인 센서 기반의 스마트 시티 계획과 연계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캐나다 직원을 20% 이상 늘리겠다고 했고,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회사와 스타트업에 자금줄 노릇을 하는 '실리콘밸리 은행'은 19년간 시애틀과 보스턴에서 캐나다 사업을 관리하다 올해 3월 토론토 지점을 개설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회사 CBRE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012∼2017년 사이 토론토는 8만2천100명의 IT 인재를 끌어모았다. 연평균 증가율로는 무려 52%에 달했다.

토론토는 또 2017년에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IT 인력 시장이었다. 한 해 2만8천900개 고용을 창출하며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마저 앞질렀다.

그렇다고 토론토가 실리콘밸리 자본의 유입을 반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WSJ은 "어떤 이들은 IT 공룡들의 침입을 걱정하고, 다른 이들은 미국 기업들이 자국 기업을 몰아내고 국가의 가장 가치 있는 지적 재산을 빼돌린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블랙베리 스마트폰 제조사 RIM(리서치 인 모션)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짐 발실리는 캐나다가 최근 자국 연구자들이 인공지능이나 음성·영상 인식,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이룬 혁신의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온타리오 호수 주변에 짓겠다고 한 스마트시티는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의 사생활 보호 문제로 최근 논란의 화약고가 됐다.

미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캐나다 기업인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할리 핑클스틴은 "캐나다 사람들을 위한 새 일자리는 좋은 것이지만 캐나다에 본사를 둔 회사가 그 어떤 회사의 캐나다 지점보다도 훨씬 낫다"고 말했다.

골드파브 토론토대 교수는 토론토가 '넥스트 실리콘밸리'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핵심적인 도전과 기회는, 이곳의 인재와 다국적 기업들이나 규모가 작은 벤처 투자자의 관심을 지렛대 삼아 토론토에 글로벌 IT 기업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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