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등 전자소자를 돌이나 계란껍데기 등 표면이 고르지 않은 물체에 붙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농·축산물이나 자연환경 모니터링 등에 쓰는 센서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고흥조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이런 전자소자 전사(轉寫) 인쇄 기술을 개발해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ACS Nano'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사 인쇄는 고성능·고집적 전자소자를 옷감이나 표면이 울퉁불퉁한 물체에 옮기는 기술이다. 흔히 전사 인쇄에서는 소자와 물체 사이의 결합력을 강화하기 위해 화학접착제가 이용된다. 그러나 생체나 자연물 등에는 화학접착제 사용이 제한된다.

▲ 튜브형 나노 섬모가 있는 필름을 종이, 나뭇잎, 계란, 면직물, 나뭇가지, 나무껍질 등 다양한 울퉁불퉁한 표면에 붙인 모습

연구진은 접합력을 높일 수 있는 소자의 구조를 고안했다. 소자 기판 아래에 짧은 털 형태인 '튜브형 나노 섬모'를 붙인 것이다. 나노 섬모는 물체의 표면 굴곡에 맞춰 달라붙어 접착력을 높인다.

전사 방법 역시 간단하다. 소자를 물에 띄워 둔 뒤 물체 표면에 붙이면 된다. 연구진은 섬모가 있는 이 소자가 종이와 나뭇잎, 계란, 면직물, 나뭇가지 등 다양한 물체에 안정적으로 붙는 것을 확인했다. 섬모를 붙인 온도센서를 만들어 계란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고흥조 교수는 "고성능 전자소자를 계란이나 돌 등 다양한 물체의 표면에 접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며 "농·축산물의 영양 모니터링 및 자연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승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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