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9.7.21 일 18:10
HOME 뉴스 ICTㆍ과학 핫이슈
삼성 갤럭시폴드 '양치기 소년' 되나고동진 사장도 "성급했다" 인정…7월 출시도 난망
  • 산업팀
  • 승인 2019.07.06 06:31 ㅣ 수정 2019.07.06 06:57  
  • 댓글 0

삼성전자가 '수주 내 재공지'라는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했다.

수주 내 재공지 기한인 지난 2일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시간을 더 달라"며 사실상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결함이 발견될 때만 해도 약속을 지키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철통 보안'으로 출시에 관한 어떤 정보도 흘러나오지 않았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고 사람들은 이를 그대로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부 사정에 대한 정보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이들 정보를 종합하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도 나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1을 소량 생산해 '혁신' 이미지를 부각한 뒤 곧바로 완성도를 높인 갤럭시 폴드2를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바꿔 말하면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갤럭시 폴드 출시를 강행하려고 했다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고 사장이 "폴더블폰에서 놓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시인한 것이 바로 이 부분으로 보인다.

갤럭시 폴드가 지난 2월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공개되고 최근까지의 상황을 돌아보면 이런 '시그널'(신호)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던 행사장에서다. 갤럭시S10 언팩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를 갤럭시S10 보다 먼저 꺼내 보였다. 약 30~40분을 할애해 갤럭시 폴드를 소개했지만 이날 갤럭시 폴드를 만져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행사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유리관에 '갤럭시 폴드'를 고이 모셔 놓은 것도 모자라 경계선을 쳐서 접근을 막았다.

고 사장과 노태문 사장이 나눈 대화에서도 드러난다. 갤럭시S10 언팩이 끝나고 기자단과 만난 두 임원은 갤럭시 폴드의 국내 출시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 때 고 사장이 정확한 일자를 밝히지 못하면서 옆에 있던 노 사장을 쳐다봤고, 노 사장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 사장이 "5월 중순에는 출시 가능한가요?"라고 물었을 때도 노 사장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웃음만 지었다. 이 웃음을 본 고 사장이 "5월 중순에는 내놓겠다고 한다"라고 대신 대답을 하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미국 출시일인 4월26일이 다가오면서 현지 언론에 배포한 갤럭시 폴드에 힌지 결함 등이 발견됐다. '애플도 못 만든 걸 삼성이 만들어 미국 언론이 딴지를 건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전량을 회수, 원인을 파악하고 보완에 나서겠다며 '수주 내 출시일을 재공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수주'는 한 자릿수, 즉 공지일로부터 10주가 되기 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5월이 지나고 6월이 지나도 출시일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추측만 난무했다. 간혹 고 사장이 몇몇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조만간 출시할 것' '7월 전에는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 시간은 모두 지나갔다.

6월도 끝나면서 업계는 이달 말에 갤럭시 폴드가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달 말'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라면 이마저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7월말에 어떻게든 출시하려고 하는데 결함을 완벽하게 보완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러다간 7월 출시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일련의 흐름과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결론은 '완성도를 높이는 것' 하나로 모아지지만 '완벽한 갤럭시 폴드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까'란 질문에는 고개를 젓는다.

한 스마트폰 전문가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무리하게 진행된 부분이 있었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이 왜 필요한지, 시장에 출시하면 소비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 등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명쾌한 답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근본'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위아래로 접을지, 좌우로 접을지 등에 대해 격론이 벌어졌고 개발 시간은 그만큼 지체됐다. 그 사이 화웨이가 무섭게 쫓아오며 삼성전자를 압박, 이에 위기 의식을 느꼈고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고 사장이 인터뷰에서 "당황스러웠다"며 "(갤럭시 폴드가) 준비되기 전에 출시를 밀어붙였다"고 인정한 부분과 맥이 닿는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출시일을 확정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결함을 잡는데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래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도 고려해야 할 시기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갤럭시 폴드를 출시했는데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겪은 삼성전자로선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여론도 같은 생각이다. 스마트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 폴드 출시일이 확정되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아쉽다고 하면서도 "완성도를 높인다면 기다릴 수 있다"는 반응이 많다.

스마트폰 전문가는 "언젠가는 갤럭시 폴드를 살 수 있는 시간이 올 텐데 최대한 완벽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모든 관심을 받는 만큼 부담이 크겠지만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시장에 믿음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고 말했다.

산업팀  press@jeonpa.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업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