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3년 뒤에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에서 글로벌 '톱2'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전자 부품으로 전기를 저장했다가 AP, IC 등 반도체 부품에 필요로 하는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현재 일본 무라타(Murata)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 컴포넌트 전장개발그룹장 정해석 상무는 지난 13일 부산사업장 설명회에서 "2022년 글로벌 톱2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MLCC 전체 매출에서 전장용 비중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2022년에는 그 비중이 20%로 오르고, 2024년에는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장용 MLCC 시장은 무라타, TDK를 포함한 일본 업체들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기는 지난 2016년 처음 양산에 돌입해 아직은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해석 상무는 "삼성전기는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엄격한 인증을 통과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글로벌 '톱2'에 도달하기 위해 삼성전기는 원재료 내재화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상무는 "전문 원료 업체에서 사다 쓰면 우리가 공정을 최적화해 생산하는 것과 특성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원재료와 설비기술을 잘 매칭하려면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내재화율을 묻는 말에는 "이원화 정책으로 인해 100%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전기는 정보기술(IT)용 MLCC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록적인 실적을 이어왔으나 최근 IT 제품 수요 둔화로 불안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최근 전장용 MLCC의 매출 비중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 상무는 "전장용 MLCC는 진입장벽이 높아 수요가 안정적"이라며 "IT용보다 판가가 높고 인하 폭도 낮아 장기간 공급이 가능하고 가격도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장용 MLCC 시장 규모는 현재 전체 MLCC의 20% 정도지만, 2022년 30%, 2024년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 밖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MLCC는 한대당 약 1만3천개로 스마트폰 한대에 필요한 MLCC 1천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데다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가격도 3∼5배가량 비싸다.

향후에도 자동차의 전장화와 자율주행화로 차량당 MLCC 탑재량도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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