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면 이동통신사들은 무선 충전기나 투명 케이스를 선물로 준다. 정품 가격이 5만5천원이라 나름 쓸만 하다.

그런데 SK텔레콤은 이번에 갤럭시노트5 출시를 앞두고 고정관념을 깨는 프로모션을 고심했다. "영원한 전설을 담아드린다"는 문구로 포장한 비틀스 노래가 그 결론이었다.

SK텔레콤은 '렛 잇 비'(Let it be), '헤이 주드'(Hey Jude), '예스터데이'(Yesterday) 등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비틀스 노래 27곡을 SD카드에 담아 앨범을 제작했다.

비틀스 노래를 SD카드에 담아주자는 아이디어는 갤럭시노트5에 기본 탑재된 UHQA(Ultra High Quality Audio) 기능에서 착안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을 고품질로 재생하는 기능이다.

비틀스 노래를 제안한 SK텔레콤 마케터는 "지난 5월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공연에서 세대를 관통하는 비틀스 음악의 힘을 봤다. 회사 이미지와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앨범을 제작하면서 일반 CD 음질의 6.5배 이상 정보를 담을 수 있는 현존 최고 해상도의 무손실 음원 MQS(Mastering Quality Sound)를 채택하는 등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 등을 조율하기 위해 SD카드 앨범을 제작하는 그루버스를 통해 비틀스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애플 코퍼레이션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하기도 했다.

비틀스 노래가 24비트 무손실 음원으로 발매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더구나 SK텔레콤이 이번 앨범을 1만장으로 한정 제작했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시중에서 무손실 음원 1곡이 2천400원 안팎인 것을 단순 계산해도 비틀스 노래 27곡이 담긴 앨범의 가치는 약 6만5천원에 달한다. 무선 충전기나 투명 케이스보다 값어치가 있다.

다만, 갤럭시노트5에 SD카드 슬롯이 없는 것은 프로모션의 맹점이다. SK텔레콤은 매체의 확장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며 별도의 SD카드 리더기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회사 안팎에서 단말기 출시 관련 프로모션 중에 가장 새로웠다는 반응이 많다"며 "비틀스에 향수가 있는 중장년뿐만 아니라 20∼30대도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윤세훈 기자  yoonsh@xe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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