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비식별 익명정보를 모든 산업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과 개인정보보호법학회, 정보통신법포럼 공동주최로 '데이터 혁신시대, 효과적인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법제개선방안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이라는 두가지 상반된 논란에 대한 방법론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 14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과 개인정보보호법학회, 정보통신법포럼 공동주최로 '데이터 혁신시대, 효과적인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법제개선방안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한정 의원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활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어 2017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데이터 활용과 분석 수준이 63개국 중 56위에 불과하다"며 "인터넷이 빠른나라에서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대통령이 개인정보를 가장 안전하게 활용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IT전반에 높은 경쟁력을 가진 만큼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빅데이터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법제개선 방안이 도출되기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호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은 "그동안 개인정보의 활용을 위해 5건의 정책과 4건의 입법을 권고했지만 반년이 지난 시점에도 의미있는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지부진한 논의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실제 입법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가 '데이터혁신의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개인정보보호법제 개편 방향'을 주제로 발제가 진행됐다.

최 교수는 "개인정보는 미래로 갈 수록 중요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며 "지난 2005년 헌법재판소의 개인정보 공개와 이용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천명과 함께 이 개념이 사전예방으로 확대재생산되면서 개인정보가 규제중심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원시시대가 아닌 4차산업혁명시대에 개인정보는 필수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따라서 어떻게 안전한 활용이 중요하다. 안전하게 활용하지 않으면 활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정보의 기준을 기술적으로 단 0.1%도 식별가능하면 활용할 수 없는 개인정보라고 판단했다"며 "GDPR의 전문에서 개인식별여부를 합리적 판단에 따른다고 돼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합리적으로 개인정보가 아님에도 기술적으로 개인정보로 오인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따라서 합리적인 접근과 판단이라는 기준을 법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판단의 개념또한 결합용이성과 접근가능성을 결합하는 가명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개인정보 가명화의 법적근거를 명확히 함으로써 정보주체에 대한 위험성을 낮춰주고, 가명화된 정보를 특정 개인과 연결시키는 부가적인 속성정보는 분리보관해야 한다"며 "이렇게 가명화된 정보는 여전히 개인정보임에도 본래 수집한 목적과 양립가능한 범위내에서 이용가능하도록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자기가 가게를 열때 가장 필요한 것이 유동인구의 구성이나 선호도 조사일 것"이라며 "이럴때 빅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면 창업시 위험요소를 줄이고 영세업자의 성공과 지역상권의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시했다.

또 "개인정보는 허용하더라도 보호와 안전한 활용이라는 측면을 항상 고려해야한다"며 "개인정보 침해위협과 보호 필요성 등에 상응하여 그에 비례하는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최 교수는 개인정보보호 법제의 나갈 방향으로 ▲ 개인정보보호법제의 합리화 ▲ 개인정보 개념 및 규율대상의 명확화 ▲ 안전한 활용을 위한 적법처리 기준 체계화 ▲ 정보주체 권리의 구체화 ▲ 자율성 보장 및 비례성에 기반한 책임성 확보 ▲ 법령사이의 균형과 조화 ▲ 과도한 형사책임의 제한 및 합리화 ▲ 형식적 규제로부터 실직적 보호로의 규제프레임 전환, ▲ 개인정보의 국가이동에 대한 체계마련, ▲ 거버넌스일원화 등을 들었다.

다소 늦게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행안위 여당 간사)는 "내년말까지는 개인정보보호 법제의 개편과 관련한 최종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며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토론회에는 서울대 고학수 교수의 사회로 이인호 중앙대 교수, 김진환 김앤장 변호사, 이은우 정보인권연구소 이사, 이창범 동국대 교수, 정윤기 행안부 국장, 김재영 방통위원회 국장,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박상희 국장, 차재필 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이 참여했다.

황두연 기자  dyhwang@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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