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시장은 주52시간제 도입된 올 상반기 신작게임 출시가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게임업계는 실적악화로 신규 인력채용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게임사 모두 올 2분기 수익이 뒷걸음쳤다. 정부가 올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주52시간 근무를 의무화했지만 국내 대형게임사들은 올초부터 이미 근로여건을 개선하면서 주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던 터였다.

국내 게임시장 1위 넥슨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582억원으로 2% 감소했고, 엔씨소프트 역시 올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늘었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8.15%, 영업이익은 21%가량 줄었다. 넷마블 역시 올 2분기 매출이 1분기보다 1.3%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16.2%나 감소했다.

이 회사들은 현재 공통적으로 '신작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신작부진의 원인은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결과라고 관련업계는 입을 모은다. 일손이 부족해 신작 출시시기를 맞추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해당업체들은 부족한 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 없다. 이는 당초 주52시간제 도입이후 대대적으로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이는 실적악화로 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매출의 30%를 차지하던 중국에서 수출길이 막힌데다 외산게임들이 앞다퉈 국내로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것도 앞으로 버거워질 수 있어 추가 인력채용은 엄두도 낼 수 없다"고 토로한다. 오히려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게임사들이 많아, 하반기 게임시장 인력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는 지난 2013년 9만1893명으로 가장 많았고 2014년 8만7281명, 2015년 8만388명, 2016년 7만3993명으로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시장 규모가 매년 두자릿수 가까이 성장하고 있고 대형게임사 직원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정작 전체 채용규모는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국내 대형게임사 3곳의 인력은 모두 합쳐서 2만명 수준이다.

역차별 규제도 국산 게임시장을 신음하게 하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은 '셧다운제'나 '확률형아이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 대거 들어와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리저리 중국에 치인 국내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를 줄이고 있다.

매년 10~20종의 신작을 내던 넷마블은 대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출시를 미루는 등 신작 출시가 절반으로 줄었다. 엔씨소프트도 '아이온 템페스트',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등에 대한 출시를 미뤘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에도 신작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매달 다양한 신작을 냈던 넥슨도 마찬가지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견게임사 A사의 한국인 고위관계자는 "중국은 중소개발사도 인력이 수천여명에 달하는 데다, 근로시간 자체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개발속도가 한국보다 빠르다"면서 "최근에는 중국 개발자들이 넘쳐나면서 인건비 효율에서 한국은 중국을 당해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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