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돈타령(?) 발언에 눈길이 쏠린다.

“현재 시기에 한미훈련에 큰돈 쓸 이유가 없다”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한미동맹의 가장 확실한 모범답안인 공동훈련이다.그런데큰돈 쓰는 게 불필요하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의식한 발언이다.

11월 중간선거와 선거용 공적을 위해 트럼프는 그나마 김정은과의 북미회담 결과로 무엇이라도 하나 건져야 하는 절박함(?)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트럼프의 정치성향을 잘 나타낸 모습이다.

'필요할 땐 아군이고 불필요할 땐 적'으로 간주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남북한 모두 미래를 걸어야하는 현실이다.

“김정은과 환상적이고 훈훈한 관계”라는 트럼프 주장과는 달리 미국 상원, 하원 모두 북한이 비핵화에 시간만 끌며 ‘치킨게임’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비난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와 11월 중간선거, 이를 볼모로 기회를 엿보는 김정은의 두뇌회전 싸움속에서 북미 간 협상은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게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협상을 해봤자 트럼프행정부는 별 신경 안 쓰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즉 남북협상에서 나오는 안건에 트럼프행정부가 100% 수용할 리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 없이 남북 협상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할 리가 없다는 태도다.

한국이 바라본 ‘북한식 비핵화’와 트럼프행정부가 요구하는 ‘완전비핵화’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바로 이 점이 북미협상과 한미협상의 차이다.

미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완전비핵화를 요구하는 반면, 남북은 부분 비핵화라도 조금씩 진전해나가자는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

차후 이 부분의 해석이 엇갈리게 되면 자칫 한미 간 감정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되는 대목이다.

조심스러울 게 있다면 바로 트럼프의 행동이다. 트럼프 잣대에 따라 '친북 또는 반북'이라는 그때 그때마다 다른 변덕스러움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상진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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