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차세대 중국)"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시총 1위)인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채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해 인도 시장 점유율 2%로 총 32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한 애플은 올 상반기에는 100만 대도 채 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회사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책임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판매가 하반기에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판매는 매우 부진하다"면서 "올해 판매는 지난해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쿡 CEO는 지난 5월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인도의 성공한 야심 찬 젊은이들이 사회경제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서 이들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향후 인도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도 현지 사업을 책임져온 중추 임원들의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영업·유통 담당 책임자, 상업 채널 및 중소시장 사업 책임자, 이동통신 판매 책임자 등이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는 것이다.

애플 인도 영업팀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인도 애플 임원들의 엑소더스는 해외에서 제작된 아이폰에 대한 높은 관세로 가격이 비싸지면서 몇 세대 전 구형 아이폰 모델 판매에 의존하고 있고, 인도 소비자들이 값싼 삼성전자와 샤오미 제품을 선호하면서 빚어진 곤경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샤 연구원은 "지난해 중반 뒤늦게 인도시장에서 활동을 강화하기 시작한 애플이 앱 가속기와 매핑 개발 센터 등을 설립하고, 일부 구형 모델을 조립하고는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애플의 (인도시장에 대한) 무관심으로 안드로이드폰에 시장을 선점당하면서 이용자 기반과 충성도를 얻기가 힘들어진 애플은 인도시장에서 '캐치(Catch)-22(진퇴양난의 딜레마)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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