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21일 박지훈 박사 연구팀이 서영웅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한정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소를 기존보다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저장·운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소는 무한 청정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많은 분야에서 활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 자동차 출시로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왔다.

수소 저장·운송 기술로는 초고압 압축이나 액화 기술이 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운반 과정에서 폭발 위험이 있는 데다 비싼 특수 장치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엔 액체 상태인 화합물에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LOHC·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 기술이 주목받는다.

화학 물질을 저장 용기로 활용하는 게 핵심인데, 수소 공급 후 물질 소모 없이 다시 저장체로 쓸 수 있다.

글로벌 기업 하이드로지니어스나 치요다는 최근 이 기술로 수소 운송·충전소·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액체·촉매 제조 기술과 공정 전체를 독자 기술력으로 구현했다.

연구팀은 저장 용량과 안정성을 기존 만큼 유지하면서도 반응 효율을 높이고 수소 생산 비용을 줄였다.

액체에 있던 수소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온도는 독일이나 일본 기술(270도)보다 40도가량 낮췄다.

수소 공급 속도는 2배 이상 빨라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MBP'라는 이름의 새로운 수소 저장용 액체 물질은 수소 저장 물질에 다른 원자를 추가하면 탈수소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산소, 질소, 인 등 원자를 추가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수소 저장 물질에 질소 원자가 1개를 포함한 고리형 화합물을 추가했다.

수소를 액체에 더하거나 빼내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촉매 제조 기술로는 Ru(루테늄)계와 Pd(팔라듐)계 촉매를 적용했다.

박지훈 화학연 박사는 "전 세계에서 단 몇 개의 연구팀만 보유한 수소 저장체 및 촉매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며 "수소차 성능 향상 등 상용화를 위한 대량 생산 공정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캠서스캠'(ChemSusChem) 올해 4호 전면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평가위원이 선정하는 가장 중요 논문인 'VIP'(Very Important Paper)로도 선정됐다.

산업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했다.

과학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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