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직역하면 '양머리에 개고기'란 말로 겉은 그럴듯 해 뵈지만 속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MWC에서 호기롭게 '8대혁신'을 말하고 뒤이어 지난 5일 나온 세가지 요금관련 개선안이 바로 허울만 그럴싸한 '양두구육'이 아닌가 싶다.

먼저 세가지 개선안 가운데 무약정 고객에게 월 3000~9000포인트 지급을 골자로 하는 방안의 경우 실제 효용가치는 '제로'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무약정고객 자체의 모수가 너무 작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신제품이건 중고제품이건 단말기지원금 또는 25%선택약정할인요금제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무약정을 선택하는 사용자는 전체사용자의 1%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

임시로 한두달이나 몇달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무약정 포인트제공은 결국 있으나마나 한 것이 된다. 또 최고가 신상품이 나올때마다 바꾸는 무약정 얼리어뎁터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혜택이라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포인트 혜택이다.

SK텔레콤은 두번째 혁신안으로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초라며 선택약정 할인반환금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일정 기간 이상 선택약정을 유지한 고객이 해지 시 할인반환금 부담을 크게 덜어주려는 취지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렇지만 이또한 고객에게 현실적인 혜택이기 보다는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교정한 수준에 불과하다.

24개월 사용을 선택약정한 고객이 23개월을 사용하고 한달 남은 시점에서 해약을 할 때 15만원 이상을 부과해왔던 규정 자체는 그야말로 '갑질규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약금 2만원대로 줄인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조치인 것이다.

더군다나세번째 개선안은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선택약정 고객이 약정기간 만료 전 재약정 시 부과받는 할인반환금을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유예하는 것인데 이것은 이미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서 올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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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려면 LG유플러스의 혁신조치를 뒤따랐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一言半句) 언급하지 않았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말하는 8대혁신의 첫번째라는 요금제관련 개선안이 이러하니, 나머지 7대혁신에 대한 기대감 또한 그리 높지 않다.

황두연 기자  dyhwang@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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