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통신업계는 2019년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앞두고 5G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실체도 없는 '기본료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어 포퓰리즘 논란을 자처한 새 정부 2년차를 맞아 통신비 인하를 위한 규제리스크도 통신판을 뒤흔들 핵심 변수로 주목된다.

2017년 통신업계는 규제 이슈로 다사다난했다. 선거철마다 가계통신비 인하는 단골 공약으로 등장한다. 지난 5월 '촛불민심'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6월 △취약계층 1만1000원 요금 추가감면 △선택약정요금할인율 25%로 상향 △공공 와이파이 확대 △보편요금제 도입 등의 통신비 인하 정책을 쏟아냈다.

이중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량으로 추진이 가능했던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상향은 지난 9월 15일부터 시행됐다. 지원금 대신 제공되는 요금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올린 것으로 이동통신3사는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결국 이통3사는 백기투항했지만 통신사업자가 주무부처를 대상으로 소송까지 언급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1만1000원 요금감면 정책도 지난 22일부터 시행됐다. 당초 정부는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어르신도 요금감면 대상에 포함하려고 했지만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를 넘지못해 유보된 상태다.

내년에는 더 강한 규제가 예고돼 있다. 정부는 직접 '요금 설계권'을 갖기 위해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요금제 출시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게 골자다. 이통3사는 정부가 가격까지 손대는 것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고 결사 반대다.

정부의 과도한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인해 '불똥'이 튀면서 논의가 촉발된 단말기 완전자급제도 내년 통신업계를 좌지우지할 매머드급 변수다. 완전자급제는 단말판매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사회적 논의기구로 출범한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완전자급제를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의가 흐지부지되고 있지만 국회에서 법개정을 강행할 수도 있다. 보편요금제는 정부 입법으로 추진되는 것과 달리 완전자급제는 의원 발의로 이뤄지고 있어 국회 주도로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보편요금제 등 도입시 업계를 강타할 굵직한 사안들이 내년에 대거 몰려있어 규제를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위해 규제 칼날을 세우고 있지만 통신업계는 '5G 대전'에도 사활을 걸고 있어 내년 기술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당장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KT가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5G 사업본부'를, LG유플러스는 '5G 추진단'을 신설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젖줄'을 담당할 5G 네트워크를 2019년 3월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긴 것으로 5G 조기 사용화를 위한 주파수 경매도 1년 앞당긴 내년 6월에 실시된다.

미국이 오바마 정부 시절 만들어진 망중립성을 폐기한데 따른 후폭풍도 주목된다. 정부는 미국 규제 당국의 변화로 국내와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데이터 사용료를 면제해주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는 활성화될 공산이 크다.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데이터 트래픽 부담 요구도 높아질 전망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호기'를 맞게 된 셈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기존 통신사업을 넘어선 신산업 분야를 둘러싼 기술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유플러스까지 AI 스피커를 내놓으면 이통3사간 AI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주력인 무선사업 대신 '효자'로 떠오른 IPTV 사업과 미디어 부문도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처럼 사업부 체제로 변신한 SK텔레콤은 미디어사업부장직을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에게 맡겼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해 '한국판 넷플릭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이 무산된 SK브로드밴드가 M&A에 재시동을 걸거나 미디어 부문 투자 확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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