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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도시바 반도체 매각…두달째 협상 '공전'도시바 사장 "WD·폭스콘과도 교섭"…한미일 연합에 '엄포'
  • 국제팀
  • 승인 2017.08.13 16:46 ㅣ 수정 2017.08.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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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東芝)의 반도체 사업 매각을 위한 협상이 별다른 진전 없이 공전하며 거의 두 달이 돼가고 있다.

13일 외신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綱川 智) 도시바 사장은 지난 10일 한·미·일 3국 연합 외에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대만 폭스콘(홍하이 정밀공업)과도 교섭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한·미·일 연합을 놔두고 WD나 폭스콘과도 협상 중이란 소식은 이미 지난달부터 흘러나왔다. 다만 도시바 사장이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쓰나카와 사장의 발언은 한·미·일 연합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미·일 연합에 속한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지분(의결권)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한·미·일 연합에 대한 엄포인 셈이다.

다만 도시바와 WD·폭스콘 간 협상 얘기가 나온 지도 한 달가량 됐다는 점으로 미뤄 이 협상에서도 별다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지난 6월 21일 미국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반도체 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미·일 연합은 베인캐피털 외에도 SK하이닉스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당시만 해도 매각은 순조로워 보였다. 당장 일주일 뒤로 예정됐던 같은달 28일 도시바 주주총회 이전에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일정표가 언론 등에서 제시됐다.

도시바 매각을 위해서는 세계 각국 반독점 당국의 규제 심사를 거쳐야 하는 데다 도시바 결산일인 내년 3월 전까지 원자력발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손실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나온 계획이었다.

하지만 거의 두 달이 다 되도록 매각 계약은 체결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협상 타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협상의 걸림돌은 SK하이닉스가 융자와 전환사채(CB)로 자금을 대겠다고 한 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지분을 확보해 경영에 관여하고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 것이다.

전환사채란 발행할 땐 회사채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바뀌는 금융상품이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전환사채를 사들이면 당장은 채권자의 지위이지만 나중에 이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도시바 주주가 된다.

한편에서는 매각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 일본 정부의 입김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술 유출 가능성 차단 등을 앞세워 너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거기에 맞는 협상 파트너만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에서도 정부 개입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매각에 일본 정부가 수시로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하며 홍하이에 매각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일본 기업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도 관여했다는 것이다.

쓰나카와 사장은 또 지난 10일 "독점금지법 심사를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도시바 스스로도 이미 협상 지연에 따른 매각 차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도 협상에는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리든, 시간에 쫓기고 있는 도시바 입장에서 왜 이처럼 협상이 장기화하도록 놔두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국제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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