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톡카페'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한글과컴퓨터가 쓴맛을 보고 있다. 사생활 보호를 주력 기능으로 내세웠지만 출시 한달동안 끌어들인 이용자수는 겨우 2000여명 남짓이다.

최근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말랑말랑 톡카페'는 출시 첫주인 4월 첫째주 순이용자(WAU)는 2480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셋째주 이용자도 여기서 크게 늘어나지 않은 2580명 수준에 그쳤다. 같은 주간 순이용자수가 2749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활성이용자수는 4200만명에 이른다.

지난 4월 5일부터 서비스되기 시작한 '말랑말랑 톡카페'는 정보노출 범위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고, 이동전화 번호없이도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원하는 사람만 선택해서 친구등록을 할 수 있으니 모르는 사람이나 원하지 않는 사람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받을 염려가 없다.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긴 내용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휘발성' 기능도 제공한다.

강력한 사생활 보호 기능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톡카페'는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이유가 뭘까. 메신저는 지인들과 대화하는 수단으로 주로 이용된다. 때문에 인맥이 기반이 될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거의 없는 메신저는 시작부터 제기능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게 '톡카페' 실패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말랑말랑 톡카페'를 한달 가까이 이용해봤지만 지금까지 가입한 친구는 한컴 직원 1명을 제외하고 더이상 추가되는 친구가 없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신저는 인맥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플랫폼"이라며 "메신저가 이런 기능을 담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고, 실제로 많은 메신저들이 이런 이유로 퇴출됐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메신저 이용자가 많을수록 활용도가 높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말랑말랑 톡카페' 이용자를 전국민이 아닌 특정 이용자를 겨냥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무용 메신저 혹은 연인용 메신저 등 세컨드 메신저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용도가 있는 메신저로 포지셔닝하지 않으면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며 "말랑말랑 톡카페가 세컨드 메신저로 사용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컴은 모바일 메신저인 '말랑말랑 톡카페' PC버전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윤세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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