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가 운영하는 ICT 정책고객대표자 회의에서 쏟아지는 말 속에는 온통 규제완화다.

대학교수 업계 연구소연구원 등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위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런 점을 보면 아직도 17개 정부부처의 규제가 꽁꽁 묶여있는 게 많다는 것이다. 더불어 속내를 드러내지 않지만 정책에 정치권과 청와대 간섭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자면 4이동통신의 설립허가를 처음부터 질질 끌다가 지금에 와서 당분간 유보하며 재계의 반응을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이동통신3사의 견제와 로비가 정치권 및 상위 정부기관에까지 힘(?)을 발휘해서 비롯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

결국 정책은 당정청이 아니라 당청이 주도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잣대로 보면 체신부에서부터 100년 전통의 정보통신부가 공중 분해돼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혼합한 속칭 왕의 남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가 설립됐던 기억이 새롭다.

박근혜정부 들어서서 대통령인수위원회는 MB정권의 산물 방송통신위원회의 ‘최시중 흔적’을 지우려고 이름도 거룩한 미래창조과학부란 명불허전(?)의 비빔밥 부처를 탄생케 한 배경이다.

이러는 동안 한국의 ICT분야는 산업부 행자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갈기갈기 찢어져 세계 ICT시장에서 추락하는 날개를 단 우를 범한 셈이다.
박근혜정부가 ICT정책에 가장 실패를 본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구글 애플 등 세계 ICT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기업들 뒤엔 철저한 정부와 기업 간의 ‘협치’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한다.

정부는 규제완화로 무역증대의 토양을 만들어주고, 기업은 기술과 마케팅의 분업화로 중소기업도 같이 먹고살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있다. 그 들의 세계는 이런 원칙이 깔려 있다.

우리처럼 재벌만 배불리고 문어발식 계열사 확대로 시장독점, 이윤창출에만 급급한 비도덕적인 기업문화를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다시 대한민국의 ICT산업을 세계시장에 내 놓으려면 총체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부처마다 흩어져 있는 ICT 및 관련분야를 한 곳에 모아야 한다. 또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산하기관 및 협-단체 등을 통폐합 해, 국가자금이 유용하게 쓰도록 재조정해야 한다.

유사기관, 유사단체 등으로 난립되어 있는 곳, 특히 독립채산제가 안 되는 기관은 일괄 퇴출시켜야 한다.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올드(old)한 ETRI, KETI 등 장수무대(?) 같은 연구소들을 젊고 패기에 찬 석학들의 집단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부처도 40대 초반의 과장급들도 소신 있게 일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 즉 나이에 관계없이 능력껏 국장 실장에 앉혀야 한다.

그래야 실력 있는 장관으로 보직이 이어지고, 이들이 국회와 청와대에 입성해 힘이 실리고 소신 있는 맨 파워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금처럼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로 맹탕인 정책, 무지한(?) 국회 여야의 간섭 등에 바른 소리를 할 수 없다.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들이 당정청에 포진해야 올바른 정책을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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