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새롭고 도전적인 디자인의 업무 공간, 생활 공간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중심가의 프리미엄 가구·가전 매장인 '슈틸베르크'에서 만난 게오르크 뢰처 삼성전자 독일법인 마케팅 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위스의 프리미엄 가구·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 '비트라'(Vitra)와 함께 이곳에 '인테리어 디자인과 기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전시매장을 열었다.

가구·디자인 업체와 가전제품 업체라는 이종(異種) 간 협업 사례다. 고유의 사업 영역을 뛰어넘은 업종 간 이종교배로 새로운 고객 수요를 개척하려는 노력인 셈이다.

슈틸베르크는 6층 높이에 2만㎡ 넓이의 가구·가전 편집매장이다. 벨기에의 하이엔드 음향기기 업체 뱅앤드올룹슨, 프랑스 럭셔리 가구 브랜드 로슈보부아, 스페인 명품 패션 브랜드 로에베, 독일 명품 주방기기 업체 불트하웁 등 54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그 건물 1층 중앙홀에 삼성과 비트라의 협업 전시매장이 마련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공급하면 비트라는 업무 공간의 작업 흐름(work flow), 사무 공간 등을 파악해 개별 사무실에 최적화한 맞춤형 사무실 디자인을 제시한다.

거실, 침실, 주방 등 일반 주거 공간의 디자인 컨설팅과 가구 제작도 해준다.

뢰처씨는 "우리는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있는 그대로 비트라 쪽에 제공한다. 제품의 성능과 품질, 특징 등을 설명해주면 비트라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가전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맞춤형 가구를 디자인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매장에는 삼성전자의 퀀텀닷(양자점) SUHD(초고화질) TV, 세리프 TV, 드럼세탁기 애드워시, 셰프컬렉션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비트라는 아이콘이 될 만한 디자인의 가구를 제작하고 직접 소매까지 담당하는 회사다. 삼성전자와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세리프 TV를 디자인한 프랑스 디자이너 부룰렉 형제도 비트라와 협업한 적이 있다.

슈틸베르크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여기만이 아니었다. 유럽에서 값비싼 주방 제품으로 첫손에 꼽히는 불트하웁 매장도 삼성전자의 냉장고를 활용해 제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뢰처씨는 "불트하웁은 원래 독일 고급 가전 브랜드인 밀레와만 협업해왔는데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도 협업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실·주방·웰니스 업체인 코피리빙 매장에는 삼성 세탁기가, 로슈보부아 매장에는 삼성 TV가 자신들의 제품과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빌트인(붙박이) 가전 시장이 큰 유럽 공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업의 효과를 봐가며 유럽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jeonpa@a-news.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