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이후 3년 만에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선택한 장소는 다름 아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閣)'이었다.

'각'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초로 지난 2013년 6월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센터다. 약 12만 대에 달하는 데이터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저장 공간이다.

강원 춘천시 구봉산 자락에 들어선 데이터센터 '각'은 고려 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경남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이름을 따왔다. 기록을 위한 보존소란 뜻이다.

▲ 네이버의 인터넷데이터센터 '각' 모습

네이버는 이곳과 서울 가산, 마곡 등의 외부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이중, 삼중으로 상호 보관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데이터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보안이 철저하게 이뤄지는 탓에 각'에 들어가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트북과 카메라는 반입이 철저히 금지됐고 스마트폰에는 보안 스티커를 붙여야 했다.

지금까지 총 183번, 약 5천300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다른 데이터센터와는 달리 '친환경'을 목표로 최대한 전력을 적게 쓰면서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박원기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대표는 "개인의 일기장이 컴퓨터로 옮겨간 지금 우리 삶의 소중한 부분을 오랫동안 보관·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각'은 본관 1개 동과 서버 3개 동 등 총 4개의 동으로 이뤄져 있다. 본관동에는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각종 시설과 함께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기 시설이 있다.

건물 안은 더운 편이었다.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내부 온도를 20~24℃에 맞춰 유지하지만 '각'은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서버를 사용해 전력 사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센터 내부를 모니터링하는 '그린 에너지 컨트롤 센터'에서는 모니터가 가득 차 있었다. 1명의 직원이 무려 6개의 모니터를 보며 서버 룸의 상태를 체크하기도 했다.

앞쪽 벽에는 뉴스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외부 상황을 체크해 온라인 이용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트래픽이 쏠리는 것은 미리 알기 위해서라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도 계속됐다. 모바일 앱의 경우 전 세계 18개 국가 200여 곳에서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고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관과 조금 떨어져 있는 서버동은 신발에 덧신을 씌워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한 서버방에서는 네이버가 만든 서버 기기와 해외 개발 기기가 좌우로 있어 흥미로웠다.

박원기 대표는 "네이버가 만든 서버의 경우에는 케이블 연결이나 배열 등이 다르다"며 "공기 순환 흐름을 좋게 해 적은 전력으로 효율을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1초마다 검색어 7천400개, 메일 2천500개, 이미지 450건 이상이 오가며 네이버 클라우드에 등록된다고 말했다. 쌓이는 데이터는 해마다 늘어가는 추세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인터넷 데이터에 대한 우리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기록된 데이터를 소중히 남기고 후세에 잘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jeonpa@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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