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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 보호 확대 '레이저 피뢰침' 실전실험 성공알프스 봉우리 송신탑 주변서 확인…전통 피뢰침 높이 60m 연장 효과
  • 과학팀
  • 승인 2023.01.25 07:24 ㅣ 수정 2023.01.2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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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번개를 유도하는 실험이 성공해 18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전통적 피뢰침을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스위스 제네바대학에 따르면 '에콜 폴리테크니크'(Ecole Polytechnique)의 오렐리앙 우아르 박사 등이 참여한 유럽 연구팀은 알프스 봉우리 중 하나인 젠티스 정상에서 '레이저 피뢰침'(LLR)을 실험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발표했다.

번개는 산불이나 정전 등을 유발하며 큰 피해를 초래하지만 이를 피할 방법은 1752년 벤저민 프랭클린이 발명한 피뢰침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 젠티스 봉우리의 레이저 피뢰침(LLR).

금속으로 된 막대를 높이 세워 시설물 주변에 내리치는 번개를 유도하고, 이 막대와 연결된 금속 선으로 번개의 전하를 지면의 접지선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효율적이기는 하나 피뢰침의 높이만큼만 보호하는 한계가 있다. 예컨대 피뢰침이 10m 높이에 설치됐다면 낙뢰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반경도 10m정도라는 것이다.

피뢰침 높이를 무한정 높일 수 없다는 점에서 공항이나 우주발사장, 핵발전소 등 규모가 큰 민감한 시설에서는 전통적 피뢰침의 대안을 찾아왔다.

고출력 레이저로 이온화된 공기를 만들어 전도체가 되게 함으로써 번개를 유도하는 LLR도 그중 하나인데, 레이저로 전통 피뢰침의 높이를 연장함으로써 낙뢰 보호 영역을 넓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연구돼 왔다.

우아르 박사 연구팀은 지금까지 실험실 환경에서만 진행돼온 LLR을 2천502m 높이의 젠티스 봉우리 정상에 설치된 '스위스콤'(Swisscom) 송신탑 주변에 설치하고 실제 번개가 치는 상황에서 성능을 실험했다.

이 송신탑은 연간 100차례 가량 벼락을 맞아 유럽에서 번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구조물 중 하나로 꼽히는데, 끝에는 전통적인 피뢰침이 설치돼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레이저 피뢰침은 너비 1.5m, 높이 8m, 무게 3t 규모로 제작됐으며, 초당 1천 펄스의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다.

이 LLR은 2021년 6∼9월에 폭풍이 예보될 때마다 가동됐으며 주변의 항공 교통은 안전을 위해 차단됐다.

논문 제1저자인 우아르 박사는 "LLR을 가동했을 때와 안 했을 때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데 목표가 있었다"면서 "송신탑 끝에 레이저 선이 연장됐을 때와 그냥 벼락을 맞았을 때 수집된 자료를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년 가까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끝에 LLR이 번개를 효율적으로 유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논문 책임저자인 제네바대학 응용물리학 교수 장-피에르 울프 박사는 이와 관련, "레이저 피뢰침을 활용한 첫 번개부터 송신탑에 닿기 60m 전부터 레이저 빔을 따라온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피뢰침의 낙뢰 보호 반경이 120m에서 180m로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LLR이 일반 레이저와는 달리 안개처럼 레이저 도달 거리를 방해할 수 있는 나쁜 기상 조건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레이저 도달 거리를 더 늘려갈 계획이며, 궁극에는 레이저 피뢰침을 10m까지 확대해 도달거리를 500m까지 연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과학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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