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구리·주석 등 금속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분기 기준 하락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실물 경기 흐름의 주요 선행지표로 꼽히는 구리 가격은 지난 24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6개월 만에 최저인 t당 8천122.50달러까지 떨어졌다.

불과 4개월 전 역대 최고가로 치솟았던 구리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11% 급락, 30년 만에 최대 수준의 월간 하락 폭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석은 지난주에 21% 급락하면서 지난 3월 고점으로부터 50% 이상 떨어졌다.

니켈은 지난주에 13% 빠졌으며, 알루미늄 가격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각종 산업용 금속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산업용 금속 현물 지수도 이번 분기 들어 26% 급락,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 이후 최대 분기 하락 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경기 낙관론과 공급망 혼란 등으로 급등했던 금속 가격이 최근 급격하게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초 0.75%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경기침체·수요 감소 우려로 이어지면서 금속 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도 금속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

블룸버그는 금속 수요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아 금속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속 재고가 여전히 부족하고 공급 확대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금속 가격이 앞으로도 탄탄히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기업 코델코의 마시모 파체코 이사회 의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가격 급변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기초여건(펀더멘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구리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리 가격이 앞으로도 매우 탄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올해를 포함해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에는 구리 생산목표를 연간 170만t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국제팀  press@jeonpa.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