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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위기에…유럽서 다시 주목받는 원전천연가스 가격 폭등하며 '에너지 무기화'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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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7 07:48 ㅣ 수정 2021.10.1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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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 등 영향으로 에너지 대란이 빚어지자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원자력 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한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에너지 주권 확보를 위한 원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유럽 최대 원전 대국인 프랑스는 그동안의 점진적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원전 산업에 10억 유로(약 1조3천8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하면서 변화의 선두에 섰다.

◇ 佛, 원전에 1.4조원 투자…"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2030'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앞으로 원자력 발전 연구개발에 10억 유로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2030년 이전에 핵 폐기물 관리를 개선하고 혁신적인 '소형 모듈화 원자로'(SMR)를 개발하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꼽았다.

아울러 향후 5년간 정부 자금 300억 유로(약 41조3천억 원)를 저탄소 항공기, 그린 수소 생산, 산업 첨단화·저탄소화, 스타트업 등 10대 하이테크 분야에 투입해 경제를 부양하고 원자재와 반도체 칩 등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성장 전략도 공개했다.

프랑스 정부의 이런 발표는 최근 전 세계에 에너지 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화석연료 가격 폭등 현상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대륙과 영국에서 10월 난방용 가스 가격은 1년 전보다 최소 5배 이상 폭등했다.

중국의 전력난과 네덜란드 지진, 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 등 복합적 요인으로 러시아 등지에서 들여오는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도 원전 발전 비중이 70%가 넘는 프랑스 소비자들은 독일과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료를 내고 있다.

프랑스도 2011년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를 계기로 원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려는 노력을 해왔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2017년 취임 직후 원자로 14기를 닫고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원자력 비중을 2035년까지 75%에서 50%로 낮추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프랑스 2030' 계획 발표를 통해 원전을 다시 확대하는 쪽으로 프랑스가 방향을 바꾸면서 다른 유럽 국가들도 정책 전환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마크롱 발표 하루 전 프랑스를 필두로 한 유럽 10개국 경제·에너지 장관들은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공동 기고문을 르 피가로를 비롯한 유럽 여러 신문에 게재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우리 유럽인들은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며 "원전은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독립적인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 입김 세지는 러시아…'에너지 무기화' 우려 확산

프랑스의 원전 확대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BBC에 따르면 유럽은 주요 발전원인 천연가스 수요의 약 5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나머지 50%는 노르웨이와 알제리 등지에서 들여온다.

전체 수입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러시아가 서유럽의 높은 에너지 의존도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우회하지 않고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개설 승인을 받기 위해 유럽을 압박하는 목적으로 천연가스 공급량을 일부러 줄였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올해 가스관 완공을 앞두고 일부러 천연가스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스프롬은 해당 가스관 사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부는 지난달 23일 유럽 각국 정부로부터 가스프롬에 대한 유럽의회 차원의 조사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스프롬이 최근 아시아 지역 수출 확대와 유럽 수출량 축소를 선언해 시장 가격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 확대를 원하는 유럽의 시장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서 "유럽이 원하면 가스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에너지 무기화 주장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스프롬이 계약에 따른 최대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 측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공급량을 더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청을 받은 만큼 (가스 공급량을) 늘릴 것이다. 요청을 거부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을 반대해온 미국이나 서유럽 각국은 푸틴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의 잭 샤플리스 박사는 "가스프롬이 장기계약에 따른 가스 공급 물량은 유지하지만 그 이상의 추가 물량을 공급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평상시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에너지 위기가 닥쳐 갑자기 더 많은 물량이 필요할 경우에는 러시아에서 추가 물량 공급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10개국 경제·에너지 장관들이 유력지 기고를 통해 전략적 차원에서 에너지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원전은 전략적 차원에서 에너지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며 "제3국의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대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바로 원전"이라고 역설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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