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발(發) 방송시장 재편은 2021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찌감치 국내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와 구글 유튜브에 이어 디즈니 등 새로운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으로 뛰어든다.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이들과 협력하거나 대립하는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의 딜라이브 인수합병(M&A)을 필두로 IPTV·케이블TV·위성방송 간 플랫폼 단위의 구조개편도 계속된다.

이같은 방송·콘텐츠 시장의 변화 상황에서 그동안 국내 콘텐츠 업계의 '갑'이었지만, 그 위치가 흔들리고 있는 기존 지상파 사업자들은 수신료 인상 등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디즈니+, 국내 진출·쿠팡플레이 출범으로…플레이어 추가되는 OTT

먼저 국내 OTT 시장에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들어온다.

먼저 출범 약 1년만에 30여개 국가에서 868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2020년 12월 기준)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마블·픽사·내셔널지오그래픽·ABC 등 다양한 독점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의 국내 진출은 국내 OTT 시장에 충격파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공식 진출하지 않았던 디즈니는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및 국내 OTT들에 자사 콘텐츠를 제공하며 사용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공식 국내 진출 이후로는 사용허가를 회수하고 디즈니+에서만 독점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복병은 지난해 12월24일 출범한 쿠팡의 자체 OTT '쿠팡플레이'다. 쿠팡은 자사 와우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월 2900원'의 저렴한 요금으로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기로 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쿠팡 측이 공개한 쿠팡플레이의 콘텐츠가 아직 기존 OTT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타사 대비 절반 이하의 요금만으로도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브·티빙·왓챠…토종 OTT, 콘텐츠 확보로 경쟁력 키운다

이같은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2021년에는 국내 OTT 플랫폼들의 경쟁력있는 자체 콘텐츠 제작과 독점 콘텐츠 확보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OTT 점유율 1위인 '웨이브'의 경우,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지난해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웨이브 플랫폼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CJ ENM의 '티빙'(TVING) 역시 지난해 네이버와 CJ ENM 간에 맺은 상호 지분투자 계약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네이버는 CJ와의 제휴를 발표하며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보유한 IP를 활용하겠다"며 "다변화되고 있는 콘텐츠 소비 패턴에 부합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적용한 실감형·숏폼 콘텐츠 등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왓챠 역시 지난해 총 36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콘텐츠 및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왓챠는 독점 콘텐츠 강화 및 새로운 콘텐츠 발굴뿐 아니라 본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유료방송업계, 통신3사 중심으로 구조개편 '2라운드'

글로벌 사업자 및 OTT를 위주로 미디어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료방송업계는 KT·SK텔레콤·LG유플러스 통신3사를 중심으로 구조개편 '2라운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9년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옛 CJ헬로)의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티브로드가 SK브로드밴드에 합병된데 이어, 현대HCN까지 KT스카이라이프에 인수돼 정부 승인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21년에는 딜라이브와 CMB 역시 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으로, 케이블TV 업계 '빅5'가 모두 통신사 계열로 흡수될 전망이다.

딜라이브의 경우, KT와 M&A 관련 논의를 진행하며 자회사 IHQ 매각 등을 통해 몸값을 줄였지만 지난해에는 M&A 체결까지는 이뤄지지 못했다.

CMB 역시 김앤장을 법률 자문사로 선임해 통신3사와 기밀유지협약(NDA)를 맺고 매각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광고·콘텐츠 '이중고' 겪는 지상파…KBS '수신료 인상' 추진할듯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대격변'으로 콘텐츠 경쟁력 약화 및 방송광고 매출 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의 위기는 2021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2020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방송광고비는 3조7710억원으로 지난 2016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TV 광고매출액은 전년대비 12.5% 감소한 1조2447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지상파 방송사들은 넷플릭스·CJ ENM·종합편성채널사업자 등 드라마·예능 분야의 콘텐츠 경쟁자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지상파에 유달리 강하게 적용되는 '비대칭적 규제'까지 더해 콘텐츠 주도권을 뺏기며 '콘텐츠 경쟁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의 타개책으로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서는 올해 '수신료 인상' 및 '수신료 정책 재구조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24일 KBS와 KBS이사회는 2021년 초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사보를 통해 "수신료 인상은 수신료 현실화"라고 재차 호소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그러나 수신료 인상은 KBS의 공정성·공공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국민 여론을 감안할 때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양승동 KBS 사장을 향해 "여론조사 결과 국민 86%가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며 "KBS는 수신료 인상안을 궁리하기에 앞서 공정성과 균형감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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