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 구글이 역사적 적대 관계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는 광통신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을 자처하는 사우디는 그동안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두 국가를 잇는 광통신망도 없다.

28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저로 5천 마일(약 8천㎞)에 달하는 케이블을 설치해야 하는 구글의 이 계획에는 4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구글은 오만의 통신회사인 오만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이탈리아의 텔레콤 이탈리아사와 협력해 이 계획을 추진한다. 이들은 광통신망 구축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추후 통신망 일부를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구글은 통신망 구축 사업에 과학자들의 이름을 붙이곤 하는데, 이번 계획은 인도의 물리학자인 찬드라세카라 벵카타 라만의 이름을 따 '블루 라만'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광통신망 구축은 여러 국가를 통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라도 거절하면 구글은 이 계획을 실현할 수 없다.

블루 라만 프로젝트는 최근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관계 정상화로 탄력을 받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 8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 등 아랍권 3개국과 이스라엘의 수교를 중재했다.

지난 22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비밀리에 사우디를 찾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유럽·중동을 순방 중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럽에서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거쳐 인도로 향하는 광통신망이 완성되면 현재 이집트를 지나는 통신망에 몰리는 데이터 병목 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고 WSJ은 예상했다.

구글은 영상, 검색, 다른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더 많은 통신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경쟁하고 있다.

구글의 네트워크 확장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과의 경쟁에도 도움이 된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

국제팀  press@jeonpa.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